험한 산세·산죽 등 진화 걸림돌 산재…가용장비 총동원 지리산권 진화 주력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지난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 산불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인 지리산국립공원까지 번지면서 지리산을 사수하기 위한 진화대원들의 사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28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에서 시작된 대형산불이 지리산국립공원 안으로 번진 건 산청 산불 엿새째인 지난 26일 오후다.
산림당국이 지리산국립공원 내 확산을 막기 위해 방화선 구축작업 등을 이어갔지만 강풍을 타고 불티가 진입한 이후 불길이 빠른 속도로 번졌다.
이에 산림당국은 생태계 보고로 알려진 우리나라 최초의 국립공원인 지리산을 사수하기 위해 사흘째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진화대원들은 진화헬기를 동원할 수 없는 야간에도 지리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진화작업을 이어갔다.
산림청 공중진화대 등 진화대원들은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지리산 현장에서 힘겨운 사투를 벌였다.
공중진화대는 지리산 같은 급경사지, 암석지 등 특수지역 산불을 진화하는 전문인력이다.
이런 이들에게도 지리산은 야간 진화작업이 녹록지 않다.
현재 진화작업이 진행 중인 지리산 일원은 임도가 없고 산세가 험해 장비 등을 들고 접근하기가 어렵다.
또 자연상태에서 오랫동안 낙엽과 산죽(대나무류)이 두껍게 쌓여 있는 탓에 진화인력 이동과 진화작업에 어려움이 많다.
발을 잘못 디뎠다가는 부상 발생 위험이 있고, 산죽 뿌리에 불이 붙었을 경우 진화가 더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는 공중진화대 등 진화인력이 길게 뻗친 화선을 코앞에 둔 채 호스를 들고 쉴 새 없이 살수작업을 벌이는 장면이 담겼다.
선명하게 모습을 드러낸 화선에서는 끊임없이 불길과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진화인력들은 경사가 험한 지형 위에서 한 손으로는 바닥을 짚고 이동하면서도 한 손은 여전히 살수작업을 위한 호스를 놓치지 않고 있다.
안전과 야간작업 시야 확보를 위해 플래시가 장착된 헬멧을 착용했지만, 일부 대원들은 산불 진압용 특수 장비가 아닌 일반 흰 마스크를 착용한 듯한 모습도 포착된다.
야간 진화작전을 마친 뒤 젖은 신발과 옷을 말리는 대원들의 지친 모습도 밤새 그들의 사투를 짐작게 한다.
산림당국은 이날 주간에 헬기 36대 및 소방차 등 진화장비 220대에 더해 방제기 3대, 민간 임대 살수차 10대 등 가용 가능한 장비를 총동원해 지리산 권역 진화에 주력한다.
산림당국 관계자는 "일몰 이후에도 산림청 공중진화대 및 산불재난특수진화대가 투입돼 민가와 지리산을 지키기 위한 사투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리산 권역 산불 확산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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