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주총 시작 전 파행…"내부거래 때문" vs "위임장 검수"

연합뉴스 2025-03-28 12:00:06

예정 시간 2시간 30분 넘겨 개의…고려아연, '영풍 상호주 제한' 복원

제51기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송은경 기자 =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향방을 가를 정기 주주총회가 28일 오전 9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당초 예정 시간을 2시간 이상 넘기며 지연됐다.

영풍·MBK파트너스(이하 MBK) 연합 측은 고려아연이 주총 당일 내부 거래를 통해 '상호주 제한'을 복원하기 위해 주총을 고의로 지연시켰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제출한 위임장 서류가 원본과 달라 자료 검수에 시간이 걸렸을 뿐이라며 반박했다.

이날 고려아연 주총은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몬드리안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오전 10시를 넘겨서야 주주 입장이 시작되면서 오전 11시 34분 개의했다.

영풍·MBK 연합은 배포한 입장문에서 "오전 4시부터 1대 주주인 영풍·MBK, 2대 주주인 최윤범 회장 측 간 대리인들이 정기주총의 9시 개회를 위해 준비하려 했다"며 "하지만 고려아연 측 대리인이 참석하지 않았고, 시스템 정비 등 각종 핑계를 대며 주총 개의를 지연했다"고 주장했다.

영풍·MBK 연합은 이 같은 주총 지연이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의 내부거래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 보유 영풍 지분을 10% 이상으로 늘린 것을 겨냥한 것이다.

전날 영풍이 신주 배당을 통해 SMH의 영풍 지분율을 10% 아래로 떨어뜨려 상호주 관계를 끊었다고 주장하자, 주총 당일 고려아연은 SMH의 영풍 지분율을 다시 높여 상호주 관계를 복원했다.

영풍·MBK 연합은 "최윤범 회장 측은 내부거래를 통해 SMH의 영풍 지분을 늘리려고 고려아연 정기주총을 고의 지연시켰다"고 했다.

강성두 사장,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 참석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MBK 측이 제출한 엑셀 데이터가 원본 데이터와 달라 검사인 참관하에 확인하는 과정이 이뤄졌다"며 "양측 위임장 검수를 최종 마무리하는대로 개회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주총은 법원에서 파견한 검사인의 관리 속에서 적법하고 합리적으로 준비,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주총이 열리는 몬드리안 호텔 인근에서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노조원들이 '홈플러스 회생 MBK가 책임져라', 'MBK는 홈플러스 사태 책임져라' 등 피켓을 들고 시위했다.

고려아연 노조원들은 주총장에서 '자본시장 하이에나 MBK 경영 참여 철회하라', '국민이 반대한다 국가산업에서 철수하라' 등 문구를 적은 피켓을 들고 항의했다.

wi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