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고웅석 기자 = 아프리카 남서부에 있는 나미비아에서는 작년 12월 첫 여성 대통령이 탄생했다.
대선에서 집권당 남서아프리카인민당(SWAPO) 후보인 네툼보 난디-은다이트와 부통령이 57%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된 것이다. 여성 대통령의 선출은 나미비아가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독립한 이후 34년 만에 처음이다.
1884년부터 독일제국 식민 지배를 받던 나미비아는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이 패한 이후 70년간 남아프리카의 위임통치를 받았다.
나미비아가 국제사회의 눈길을 끈 것은 2021년 5월 독일이 식민 지배 때 자행한 대학살을 110여 년 만에 공식 인정하고 용서를 구한 것이다.
독일제국은 1904∼1908년 식민지 약탈에 봉기한 나미비아 토착 부족인 헤레로족과 나마족 약 10만명을 집단 학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은 자신들이 제국주의 시절 나미비아에서 범한 만행을 미화 없이 공식적으로 종족학살이라고 명하고 속죄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30년간 11억 유로(약 1조5천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이 가운데 10억5천만 유로는 나미비아 재건과 개발에, 나머지 5천만 유로는 화해재단 건립에 쓰인다.
나미비아는 다이아몬드, 구리, 아연, 우라늄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빈부격차가 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심한 나라이다.
국토 면적은 남한의 8배에 달할 정도로 넓지만, 전체 인구는 약 300만명에 불과하다. 인구밀도가 ㎢당 2.5 명으로 몽골 다음으로 낮다.
나미비아는 붉은 사막으로 유명하다. 대서양을 따라 남아공 국경에서 앙골라 남부까지 약 1천600㎞ 길이로 형성된 나미브 사막은 모래에 철 성분이 많아 붉은빛을 띤다.
국명도 나미브 사막에서 따왔다. 나미브 사막은 2013년 '나미브 모래 바다(Namib Sand Sea)'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나미비아 수도 빈트후크 도심 한복판에는 높이 40m의 독립기념관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기념관은 놀랍게도 북한의 만수대창작사가 외화벌이 수단으로 건립한 것이다.
독립기념관 외에도 나미비아 초대 대통령 샘 누조마의 동상, 영웅릉, 군사박물관 등 만수대창작사의 작품이 여럿 있다.
1990년 3월 북한보다 하루 먼저 나미비아와 수교한 대한민국이 이제라도 서둘러 상호 교류에 손을 내밀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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