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美 제재 유예 만료 임박…원유 조달 차질 우려

연합뉴스 2025-03-28 07:00:06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 위치한 세르비아석유공사(NIS) 본사 건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세르비아가 미국의 제재로 인해 원유 조달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 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렉산다르 부치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이날 공영방송 RTS TV와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제제 유예를 희망하고 있지만 그것을 믿느냐고 묻는다면 믿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부치치 대통령은 FT와 인터뷰에서도 제재 유예 연장 협상에 대해 희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 러시아, 모든 사람과 해결책을 찾기 위해 대화하고 있지만 미국의 태도에 어떤 변화도 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세르비아 유일의 정유회사인 세르비아석유공사(NIS)에 대한 미국의 제재 유예는 28일 자정에 만료된다. NIS는 연간 480만t의 원유를 처리하며, 세르비아 국가 전체 연료 수요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

NIS는 현재 원유의 80%를 크로아티아 원유 운송기업 JANAF를 통해 수입하고, 나머지는 자체 원유 생산으로 충당하고 있다. JANAF가 제재로 인해 공급을 중단하면 원유 조달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지난 1월10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석유 부문 자회사인 가스프롬 네프트에 NIS 지분을 45일 이내에 처분하라는 제재를 발표했다.

이후 NIS는 제재 유예를 요청해 한 차례 30일 연장됐으나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스프롬 네프트는 제재를 피하기 위해 NIS 지분 5.15%를 가스프롬에 이전했으나 미국 정부가 이를 인정할지는 불확실하다.

현재 NIS의 지분 구조는 가스프롬 네프트 44.85%, 가스프롬 11.3%, 세르비아 정부 29.87%로 구성돼 있다.

미국의 제재 유예 만료 시 NIS의 원유 조달이 차질을 빚고, 세르비아의 연료 공급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따라 휘발유, 디젤, 난방유 등의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도 있다.

크로아티아는 NIS의 러시아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크로아티아의 안테 수스냐르 경제지속가능발전부장관은 이달 초 JANAF가 NIS의 러시아 지분 전체를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