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트럼프의 그린란드 편입 계획, 터무니없지 않아"

연합뉴스 2025-03-28 05:00:03

"북극 지정학적 경쟁 격화…군 강화할 것"

연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을 '진지하다'고 평가했다.

타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최북서단 무르만스크에서 열린 '북극-대화의 영토' 포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계획에 대해 "미국 새 행정부의 터무니없는 수사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산"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그린란드에 관한 미국의 진지한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이러한 계획은 오랜 역사적 뿌리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편입 주장을 북극을 둘러싼 지정학적 경쟁 심화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극의 역할과 중요성이 러시아와 다른 세계에서 점점 커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유감스럽게도 이 지역에서 발판을 확보하기 위한 지정학적 경쟁과 투쟁도 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고 선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그린란드가 미국 영토가 된다면 북극 지역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영향력이 강해져 러시아가 위협받게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일반적으로 나토 국가들이 극북(極北) 지역을 잠재적 분쟁의 발판으로 지정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며 "러시아는 북극에서 누구도 위협한 적이 없지만 상황의 발전을 면밀히 주시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지역 군대의 전투 능력을 높이고 군사 시설을 현대화하고 있으며 군인 수도 늘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북극 지역 개발을 위해 서방과 협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우호 국가와 우방, 그리고 아마도 서방 국가들도 관심을 보인다면 북극에서 글로벌 국제 프로젝트를 시작할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북극항로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은 북극 지역 운송 개발을 위해 자체 상선단을 건설할 필요가 있다며 "국제적 협력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또 벨라루스, 중국, 아랍에미리트(UAE) 등 국가들이 북극 운송 인프라 개발에 관심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북극에서 대규모 지질 탐사와 희토류 금속 추출 개발도 계속할 것이라며 "북극의 독특한 자연을 보전하면서 원료를 심층 가공하는 기업을 설립하고 석유, 가스, 희토류 분야에서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abb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