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콩고서 2천800만명 '극심한 기아' 직면"

연합뉴스 2025-03-28 03:00:03

FAO·WFP 경고…"동부 분쟁 지역 상황 심각"

M23 반군이 장악한 민주콩고 동부 지역의 어린이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올해 들어 동부에서 반군의 공세가 거세진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2천800만명이 '극심한 기아'에 직면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로이터·AFP통신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이 이날 공개한 유엔의 기아 감시 시스템 통합식량안보단계(IPC) 보고서에 따르면 민주콩고 인구 1억명 가운데 약 2천800만명이 식량위기 5단계 중 3단계 이상인 극심한 기아에 직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90만명은 4단계인 '비상'에 해당한다고 WFP와 FAO는 밝혔다.

IPC는 식량위기의 심각성을 '정상(None/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재앙·기근(Catastrophe/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한다.

WFP와 FAO는 "분쟁으로 피해를 본 민주콩고 동부 지역의 상황이 특히 심각하다"며 "무력 충돌로 식량 생산과 유통이 계속 중단되고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접근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미국과 다른 주요 기부국의 해외 원조 삭감으로 인도주의 구호단체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덧붙였다.

금과 콜탄, 코발트, 구리, 리튬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민주콩고 동부에서는 투치족 반군 M23을 비롯한 100여개 무장단체의 준동으로 정세 불안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르완다의 지원을 받는 것으로 의심받는 M23은 지난 1월 27∼29일 대규모 공세로 동부 최대 도시인 북키부주 주도 고마를 장악한 데 이어 지난달 16일 동부 제2의 도시인 남키부주 주도 부카부도 점령했다.

민주콩고 정부와 유엔 등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고마 지역에서만 3천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을 포함해 약 7천명이 사망했고 약 10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hyunmin6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