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서 우크라 지원위한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30여명 참석
마크롱 "안심 부대, 전략적 위치에 배치…나토 방어력 훼손 안 해"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와 영국이 우크라이나 군대 강화 작업을 위해 조만간 현지에 양국 군 대표단을 보내기로 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지속적인 평화 보장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전략적 지점에 이른바 안전보장군(Reassurance force)을 배치하자고 제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엘리제궁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을 위한 '의지의 연합' 정상회의를 한 뒤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논의 사항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우선 "평화 협정 체결 후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이고 견고한 평화 유지를 위해서는 우선 강력한 장비를 갖춘 우크라이나 군대가 필요하다"며 "오늘 참석한 모든 사람은 이 점에 대해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앞으로 며칠 안에 프랑스·영국 팀을 우크라이나에 파견하고, 우크라이나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자고 합의했다"며 이 권한은 양국 참모총장에게 위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방안엔 우크라이나 역시 동의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들이 미래의 우크라이나 군대 형태, 병사 규모, 해상·항공 능력, 러시아의 침략을 방어할 장비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별도 회견에서 독일 군 지도부도 영국·프랑스와 함께 대표단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평화 협정 체결 후 잠재적인 러시아의 침략을 억제할 안전보장군을 파견하자고 거듭 제안했다.
그는 "이 안전보장군은 평화유지군이 아니며 우크라이나군을 대체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측과 사전에 확인된 특정 전략적 위치에 배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전보장군 파병이 유럽연합(EU) 내 만장일치를 이루기 어려운 만큼 자발적 소수 회원국으로 부대를 구성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특히 "안전보장군은 어떤 경우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동부 방어에 대한 우리의 공동 노력을 대체하거나 감소시킬 수 없다"며 "안전보장군은 추가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크라이나의 휴전 준비와 관련해 유럽 각국 외무장관에게 "단기 휴전 및 지속적인 휴전, 제도·실질적 (휴전) 감시를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3주 안에 제출하도록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도출된 제안은 미국 측과 교환할 수 있다고 마크롱 대통령은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한 어떠한 종류의 제재도 해제하기에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는 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고도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평화가 명확히 확립될 때까지 제재 해제 정책은 있을 수 없다"며 "따라서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우군인 중국에 대해서도 "시진핑 주석이 견고하고 지속적인 평화를 구축하는 데 매우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중국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과 만나 우크라이나 평화협상 과정에서 중국이 러시아를 설득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정상회의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한 마크롱 대통령은 '안심 부대'와 관련해 미국의 지지를 희망하지만, 미국이 참여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시나리오도 준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조만간 다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해 이날 논의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회동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비롯해 영국, 독일, 벨기에, 폴란드, 스페인, 이탈리아, 포르투갈 등 유럽 각국 정상,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튀르키예 부통령, 주프랑스 호주·캐나다 대사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EU 내 친러시아 성향의 헝가리와 슬로바키아는 참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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