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달부터 수입 자동차에 적용하기로 한 25% 고율관세로 유럽 최대 자동차 생산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이 0.18% 줄어들 것이라고 독일 연구소가 분석했다.
27일(현지시간)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킬세계경제연구소(IfW)는 최근 몇 년 동안 독일 업체들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렸다며 트럼프 관세가 당분간 독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IfW는 그러나 멕시코 GDP가 1.8%, 캐나다는 0.6% 감소해 자동차 관세의 최대 피해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소 무역정책 담당자 율리안 힌츠는 "관세율 25%는 역사적 기준으로 매우 높지만 북미 이외 지역에서는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며 "유럽에 미치는 영향은 전반적으로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 3대 업체 모두 미국에 연간 생산량 수십만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미국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유럽산 자동차 78만5천대 가운데 44만7천대가 독일에서 생산됐다. 반면 독일 업체들의 미국 현지 생산량은 84만4천대로 유럽산 수출량의 배에 가까웠다.
그러나 폭스바겐그룹 산하 브랜드 가운데 아우디와 포르쉐는 미국 생산기지 없이 유럽이나 멕시코에서 조립한 차량을 미국에 수출한다. 독일 매체들은 아우디가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테네시주의 폭스바겐 공장을 생산기지로 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유럽은 관세정책이 결국 미국 경제에 더 큰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VDA)는 독일 완성차·부품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고용한 13만8천명의 일자리도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IfW는 자동차 관세가 미국 GDP에 미치는 타격은 0.04%에 그치겠지만 소비자물가가 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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