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예술단체장들 "국립단체 지역 이전 신중히 추진해야"

연합뉴스 2025-03-28 00:00:18

지역 공연예술지원 혁신안 공청회…"물리적·재정적 어려움 있어"

지역 예술계는 "지역공연 활성화 절실"…유인촌 "미래 위한 새로운 시도"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립예술단체장들이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 중인 '지역 중심 공연예술지원 체계 혁신안'을 두고 신중한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최상호 국립오페라단장은 2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열린 문체부의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 공청회'에 참석해 "국립예술단체의 지역 이전은 물리적 차원뿐만 아니라 재정적 차원에서도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체부가 추진 중인 지역 중심 공연예술지원 체계 혁신안은 국립예술단체를 지역으로 이전하고, 지역에 '중앙-지역 협업형 국립공연장'을 설치하는 방안이다. 문체부는 이를 토대로 '지역 예술단체 중심의 지원 체계'를 확립해 지역 예술공연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국립예술단체장들은 정책 추진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인건 국립극장장은 "국립예술단체를 지방으로 이전하는 데 생길 수 있는 장애 요인을 미리 파악해 해당 지자체와 협의해서 정책을 추진하길 바란다"며 "예산 지원과 관련해선 정부와 지자체가 사전 협의를 통해 혼란이 생기지 않도록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최 단장은 "국립예술단체장들이 지방 이전 거부 성명을 냈다는 오해가 있는데 사실이 아니다"라며 "일단 정부 정책이 정해졌으면 끝을 향해서 최선을 다하는 것도 우리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주원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예술감독

반면 지방 소재 공립예술단체장들은 지역의 열악한 공연예술 실정을 토로하면서 문체부의 지역 중심 지원 체계 방안에 적극 동의를 표했다.

김주원 부산오페라하우스발레단 예술감독은 "지역 발레단에서는 토슈즈 하나를 지원하는 데도 매일 전쟁하듯 싸워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 탓에 지역에서 발레단을 운영한다는 것은 너무나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명규 조선대 산학협력단 특임교수도 "지역 시민들 입장에선 그동안 지역 공연의 질적 저하에 실망감이 커지면서 자연스럽게 공연 관람과 거리가 멀어졌다"며 "지역 중심의 지원 체계 개편으로 공연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변화가 우선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연예술진흥 기본계획 공청회

문체부는 이날 공청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혁신안을 개선해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공청회에 앞서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공연예술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는 취지의 정책"이라며 "설령 실패할지라도 일단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방향으로 전환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hy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