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집이 탔으니 어쩌겠습니까. 당장 오갈 데가 마땅찮으니 여기 있을 수밖에 없지요."
27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국민체육센터에 마련된 산불 이재민 대피소에서 만난 80대 주민은 "그나마 이렇게라도 쉴 곳을 마련해주니 고맙다"고 말했다.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25일 동해안 영덕까지 번졌다.
이 때문에 영덕에서는 9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소 100마리, 돼지 650마리, 벌 680개군 등이 불에 타 죽었다.
주택 945채가 파손됐고 차량 3대, 어선 16척, 양식장 등도 탔다.
많은 주민은 집을 잃고 영덕군내 마련된 대피소 11곳에 분산돼 머물고 있다. 영덕이나 다른 지역 가족·친척 집에 몸을 맡긴 경우도 있다.
영덕국민체육센터에는 현재 400여명이 머물고 있다. 주민 수는 수시로 바뀐다.
대부분 60세 이상 노인이었다.
이날 찾아간 체육센터는 비교적 따뜻해 당장 지내기엔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적십자사와 여성유권자연맹 등 각종 단체 봉사자가 달려와 밥을 제공했고 보건소와 자원봉사자는 의료 지원도 했다.
그러나 개별로 지낼 수 있는 텐트가 없어 불편함이 커 보였다.
주민들은 당장 휴대전화만 들고 빠져나온 경우가 많아 옷, 충전기 등 모든 것이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많은 주민이 모여 있다가 보니 깊이 잠을 이루기도 어렵다고 했다.
한 80대 주민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데 담배도 없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또 다른 주민은 "집이 홀라당 타고 아무것도 없는데 어쩔 수가 있느냐"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