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3일 제주문예회관 대극장서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사단법인 제주민예총은 '사월, 기억의 문'을 슬로건으로 한 '2025 4·3항쟁 77주년 32회 4·3예술축전'을 개최한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예술축전은 4월 13일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기억의 문-잿더미에서 피어나는 곳'이라는 집체극 공연으로 진행된다.
공연은 제주 4·3 당시 남로당 제주도당의 호소문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봉기-불타는 들판'을 시작으로 '입산'과 '다랑쉬굴-사라진 아이들'을 주제로 담은 옴니버스 형식이다.
4.3의 광풍을 피해 밀항한 할머니와 딸, 손녀로 분장한 배우들이 3대 걸친 제주 4·3의 비극을 연기한다.
사단법인 마로, 놀이패 한라산, 민요패 소리왓, 풍물굿패 신라락 등 전통연희 공연을 펼쳐온 단체들과 빌레앙상블의 음악, 김기범·박수현·장은·이나래·최미진·강다혜의 춤이 콜라보를 이룬다.
민중가수 최상돈과 제주큰굿보존회 서순실 심방도 참여하는 이번 공연은 극과 노래, 영상이 함께하는 다채로운 형식으로 꾸며진다.
행사 당일 제주도문예회관 광장에서는 제주여성인권연대, 제주다크투어,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 제주작가회의, 통일청년회, 제주평화나비, 제주대 4·3동아리 동백길, 제주음식연구회 등이 각종 체험부스를 운영한다.
제주민예총은 1994년부터 예술의 힘으로 4·3의 진실을 규명하고자 해마다 4·3예술축전을 개최하고 있다.
김동현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올해는 예술의 눈으로 오늘의 제주 4·3을 질문한다"며 "그것은 무고한 희생이라는 '희생담론'에 매몰되어 버린 오늘 4·3의 문제를 직시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 4·3은 박제된 역사나 안전한 기억으로 소환되어서는 안 된다"며 "이번 예술축전은 단선 단정 반대, 통일 독립운동을 열망했던 제주 4·3 봉기의 의미를 현재적인 관점에서 재조명하기 위한 예술적 모색"이라고 강조했다.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