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트럼프 2.0 시대, 큰폭의 한미 금리 역전 불가피"

연합뉴스 2025-03-27 15:00:07

"환율 상승세 유지…이차전지·반도체·철강·자동차에 부정적 영향"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한국기업평가[034950]는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한미 간 큰 폭의 금리 역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한기평은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트럼프 2.0-매크로 및 주요 산업별 영향과 전망' 세미나를 열고 미국 대비 한국의 시장 금리가 더 빠르게 하락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내다봤다.

일단 한기평은 미국의 시장 금리 하락에는 제약 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3% 내외로 보편관세 부과 시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존재하는 데다, 대규모 재정 적자가 지속하면서 국채 발행이 증가세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여기에 일본과 독일의 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엔-유로 캐리 축소로 인한 자산 시장의 충격 방지를 위해 미국이 시장 금리 하락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반면 한국의 시장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여 양국의 금리 역전이 커질 것으로 한기평은 예상했다.

이와 함께 한기평은 달러 강세는 완화될 수 있지만 원화 약세가 지속하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늘어난 미국 내 설비투자 유치가 여전히 유효한 데다 '관세 전쟁'에서 미국이 여전히 우위에 있어 달러 지수의 하락 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는 급격한 저출생과 고령화, 양극화로 인한 혁신 부족과 비효율적인 자원 배분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한기평은 원화 약세가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 자금이 이탈할 가능성은 커지겠지만 한국산 제품의 수출 경쟁력은 높아질 수 있는 데다, 한국은 대규모 순대외채권과 외환을 보유하고 있어 환율 상승이 위기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한기평은 강조했다.

한기평은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 무역 기조 심화 및 친환경 에너지 정책 후퇴, 전통 제조업 부흥 정책에 국내 이차전지와 반도체, 철강, 자동차 산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조선은 액화천연가스(LNG)선 수요 개선과 미국과의 파트너십 가능성 등에 따라 기회 요인이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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