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톈먼시, 막대한 보조금에 출생률 17%↑…지속확산은 어려워"

연합뉴스 2025-03-27 13:00:18

WP "금전 혜택으론 경쟁 내몰린 젊은이들 마음 돌리기 힘들 것"

유모차 끄는 중국 우시의 부모들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저출산·고령화' 문제가 심각해진 중국에서 출생률 깜짝 급증으로 주목받은 인구 100만 도시 톈먼시의 사례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중부 후베이성의 톈먼시는 막대한 육아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도 유명해졌는데, 이러한 정책은 근본 해결책이 아니기에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출생률이 전년 대비 17% 올라간 톈먼시의 '비결'을 배우려는 공무원들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이를 중국 내 다른 도시들이 따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중국 관영 언론까지 나서 극찬한 톈먼시는 둘째 출산 시 약 3만9천달러(약 5천700만원), 셋째 출산 시 약 4만9천달러(약 7천200만원)를 지원하고, 출산 가정에 주택 자금도 보조해주고 있다.

그러나 WP는 이러한 막대한 보조금이 출생률 급증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 요소는 아니라고 전했다.

팬데믹 기간 고향을 떠나있던 톈먼시 출신들이 귀향해 현지에서 새롭게 성장한 섬유 산업에 종사해 정착하기 시작한 시기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또 다른 요인으로는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톈먼시에 잠시 정착한 이들이 늘어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실제로 WP와 인터뷰한 한 여성은 톈먼시와 2시간 거리인 우한에서 살면서 직장을 다녔지만, 보조금 혜택을 받기 위해 고향인 톈먼시에 와서 셋째를 출산했다.

그는 셋째 아들이 3살이 되기 전에 일단 5천600달러(약 820만원)를 지급받을 예정이며, 주택 비용으로 2만5천달러(약 3천67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런던정경대의 솽 천 조교수는 "출산 관련 보조금 도입은 즉각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더 많은 사람이 아이를 낳기로 결심했기 때문이 아니라, 원래 출산 계획을 조금 앞당겼거나, 고향으로 돌아와 출산하는 현상이 증가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또 톈먼시의 사례가 다른 도시로 확산하기 어려운 근본적 이유는 젊은이들이 대도시에서는 경쟁에 내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WP는 지적했다.

생활비와 업무 압박이 상대적으로 낮은 도시인 톈먼시 젊은이들이 처한 환경은 대도시와 다르다는 것이다.

호주 멜버른 빅토리아 대학에서 중국 인구학을 연구하는 시우젠 펑은 "톈먼시 출생률 급증의 성과를 지속하거나 다른 지역에서 그대로 따라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도시는 생활비가 비싸고, 취업 시장이 젊은 세대에게 매우 경쟁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금전적 혜택으로 그들의 마음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결국 '원래' 아이를 가지려던 사람들이 '지금 당장' 아이를 갖도록 장려하는 수준의 효과에 불과하다"면서 "이러한 효과는 매우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WP가 톈먼시에서 만난 여러 부모 역시 "보조금 지원은 반가운 요소는 맞지만, 출산을 선택하는 결정적 이유는 아니었다"고 전했다.

중국의 출산율은 지난 3년간 인구 유지에 필요한 출산율인 '2.1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때 '한 자녀 정책'을 도입했던 중국 정부의 공무원들이 이제는 청년 세대에게 결혼해 아이를 낳으라고 설득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WP는 짚었다.

2016년 중국에서 '한 자녀 정책 시대'는 막을 내렸지만, 이후 오히려 출생률이 급감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란 한 자녀 시대 젊은이들은 자녀를 낳더라도 한 명만 낳거나 아예 낳지 않으려고 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