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대선 넘보는 밴스…美우선주의에 트럼프보다 강경

연합뉴스 2025-03-27 13:00:18

국제사회서도 "트럼프보다 까다로운 상대" 우려 확산

JD 밴스 부통령

(서울=연합뉴스) 고일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 작전 논의 과정이 실수로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하고 있지만, 오히려 JD 밴스 부통령에겐 호재가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에 이어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이념을 이어 나갈 '적자'로서의 위치를 대중의 뇌리에 각인하는 기회가 됐다는 이유에서다.

2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공습 작전 논의 과정을 분석한 각국 정부는 밴스 부통령을 가장 큰 도전 과제로 지목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동맹국에 대한 안보 관련 공약을 축소하려는 성향이 가장 강한 사람은 밴스 부통령이라는 것이다.

밴스 부통령은 메신저 앱인 시그널 대화방에서 예멘 반군 후티에 대한 공습과 관련, "수에즈를 통한 미국 무역은 3%에 불과하다. 유럽은 40%다"라고 말했다.

후티의 위협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유럽이지만, 공격은 미국에 떠넘기면서 '무임승차'를 기대한다는 비판이었다.

각국 정부는 밴스 부통령이 2029년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에 강경한 입장을 취하더라도 투자 약속 등 각종 거래나 아첨으로 설득을 시도할 여지가 있지만, 밴스 부통령은 더 완고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다.

또한 밴스 부통령은 후티 반군 공습 이후 시나리오와 관련, "원유 가격이 심각하게 급등할 수 있다"면서 경제적인 영향까지 고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만약 그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트럼프 대통령보다 훨씬 까다로운 상대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밴스 부통령의 발언은 반군에 대한 공습을 이미 승인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것으로도 해석될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연합(EU)은 무임승차를 했다"며 밴스 부통령의 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이 MAGA의 청출어람이 된 셈이다.

JD 밴스 부통령

공화당 내에선 밴스 부통령의 발언에 대해 국익을 위해 유럽을 강화하겠다는 의도라고 옹호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연방 하원 외교위원장인 브라이언 매스트(공화·플로리다) 의원은 "우리가 원하는 유럽의 모습은 '미국이 필요 없는 유럽'"이라고 말했다.

밴스 부통령이 공화당 정책의 세대 변화를 상징한다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현재 미국의 유권자들은 미국이 외국의 안보 문제에 개입하고, 방위비 지출을 통해 국내 방산산업을 육성한다는 기존 정책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이다.

k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