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상호관세 20% 수준 예상…미국은 '발표후 협상' 태도"(종합)

연합뉴스 2025-03-27 13:00:13

EU 집행위원, 미국과 협상했지만 진전 없어

EU 27개 회원국에 단일세율 적용 전망

셰프초비치 EU 무역 집행위원

(런던·서울=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차병섭 기자 = 마로시 셰프초비치 유럽연합(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EU에 부과할 상호 관세율을 약 20%로 예상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전날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고 나서 유럽 당국자들에게 미국이 EU 27개 회원국 모두에 이같이 관세를 매길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은 관세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다. 그는 미국 측에 20%의 관세는 EU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으며, 값싼 중국산 수입품으로부터 시장을 지키고 산업을 재활성화하려는 공동의 이익이 있다는 점을 설득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측이 관세의 관세 부과 의지에 변함이 없고 세프코비치 집행위원과의 협상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EU 무역정책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설명도 있었다.

블룸버그 통신도 EU 측이 두 자릿수 관세율을 예상 중이며 회원국 전체에 단일 관세율이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셰프초비치 집행위원이 미국 당국자와의 만남에서 별다른 진전을 거두지 못했고, 관세를 막기 위해 EU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회원국 간 세부 사항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만큼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한 EU 측 대응이 곧바로 나오지는 않을 것으로 봤다.

미국은 상호 관세 발표 후에야 적절한 협상이 시작될 수 있는 만큼 그 전에 협상을 개시하는 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EU 당국자들은 미국이 관세 부과의 이유와 관세율을 최종적으로 어떻게 제시할지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백악관 당국자도 어떻게 관세를 부과할 것인지 최종 결정은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달 2일 미국의 낮은 무역 장벽을 이용하는 교역 상대국들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해방의 날'이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이날 모든 국가에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도 "우리는 매우 관대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경우에 (상호)관세는 다른 나라가 수십년간 미국에 부과했던 것보다 낮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매우 공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EU는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내달 1일과 13일 두 단계에 걸쳐 총 260억 유로(약 41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매기겠다고 예고했다.

1단계 조치는 버번위스키 등 80억 유로(약 12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최고 5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EU 주류에 2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격하자 EU는 1단계 시행을 연기했다.

블룸버그는 관세 외에도 유럽에 진출한 미국 기술·금융기업들에 대한 제재나 '통상위협대응조치'(Anti-Coercion Instrument) 등도 EU가 사용할 수 있는 카드라고 덧붙였다.

cheror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