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담화 대안으로 무모한 전쟁서 교훈 찾는 전문가 회의 운영"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종전 80주년을 맞아 검토해온 역사 인식 등에 대한 80주년 담화는 보류하는 방향으로 조율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27일 보도했다.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새로운 담화를 내면 국내외에서 역사 인식을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각의(국무회의 격)를 거친 전후 80주년 담화 발표는 보류하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다만 이시바 총리는 과거 일본이 왜 무모한 전쟁으로 치달아 심대한 피해를 초래했는지를 검증할 의향을 굳혔다.
이를 위해 이르면 내달 중에라도 전문가 회의체를 마련해 8월에 논의 성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전문가 검증은 비참한 과거에서 두 번 다시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교훈을 배워 평화 국가로서 착실한 행보를 해나가겠다는 결의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검증은 1937년 시작된 중일 전쟁 이후를 대상 기간으로 삼아 정부가 군부 폭주를 막지 못한 제도적인 문제나 하룻밤에 10만명이 사망한 1945년 도쿄 대공습에서 민간인 피해 확산을 막지 못한 원인 등을 다룬다.
검증 대상에 정치적 논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역사 인식은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런 검증 결과의 공표 방식은 이시바 총리가 8월 15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의견을 포함해 설명하는 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앞서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재직 시절 낸 전후 70주년 담화에서 "일본은 지난 대전에서의 행동에 대해 거듭 통절한 반성과 진심 어린 사죄의 마음을 표명해 왔다"며 '과거형'으로 사죄하고 사죄 숙명을 후대에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베 전 총리의 담화와는 달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의 전후 50주년 담화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전후 60주년 담화에는 각각 사죄와 반성의 뜻이 '현재형'으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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