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적 위기지만…신인도에는 심각한 영향 없을 것"

연합뉴스 2025-03-27 12:00:03

마이클 마이넬리 전 영국 런던금융특구 시장, 세계연 조찬강연

"美 관세정책, 자유 무역과는 거리 멀어"…CPTPP 등 강조

한국의 경쟁력 강화 방향 설명하는 마이넬리 회장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영국 런던금융특구 시장을 지낸 마이클 마이넬리 박사는 우리나라의 정국 불확실성이 "장기적 관점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과 신인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넬리 박사는 27일 오전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조찬 강연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23∼2024년 런던금융특구(City of London)를 대표하는 임기 1년 명예직 시장(로드메이어)을 지냈으며, 현재 런던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다.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산업 경쟁력을 측정·평가하는 지수인 국제금융센터지수를 발표하는 영국 컨설팅그룹 지옌(Z/Yen)의 설립자이자 회장이기도 하다.

마이넬리 박사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주요국도 정치적 불확실성이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현재 정치적 위기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국제사회는 한국의 민주주의에 오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위기는 한국의 민주주의 수호와 헌법에 기초한 법치주의에 대한 강한 열망을 다시 한번 확인한 역사적 기회"라며 "법이 모두에게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인식은 한국이 글로벌 금융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필수적인 요소"라고 덧붙였다.

마이넬리 박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두고도 "모두를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해야 한다는 인식과 맥을 같이하지는 않는다"며 "자유무역과는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다른 국가들이 점차 개방하며 나아간다고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옳지 않다는 걸 증명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경쟁력 강화 방향 설명하는 마이넬리 회장

마이넬리 박사는 이날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금융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K-팝, K-드라마 등 K 열풍은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을 중요한 투자처로 인식하게 할 것이고, 한국 금융산업 또한 이러한 문화적 현상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이를 바탕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시너지를 창출할 기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런던의 많은 기업이 여전히 한국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고, 사업적으로 기회를 찾으려고 한다"라고도 전했다.

한편 지난주 지옌그룹이 공개한 국제금융센터지수 보고서에서 서울은 정치적 위기에도 종합순위 10위를 기록했다.

마이넬리 박사는 "국가가 정치적으로 위기를 겪을 때는 국가 내 주요 도시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국은 서울, 부산과 같은 훌륭한 도시들이 제 기능을 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외적으로 다른 글로벌 중심지들과 네트워킹을 강화하고, 인공지능(AI) 규제 등에 국제적인 표준을 활용하는 등 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의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에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단순한 인구 감소에 따른 성장동력 약화보다는 오히려 한국의 기술력과 인재를 고려하면 질적인 면에서는 개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s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