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발표에 車업계 고민…'비용 떠안을까, 넘길까'

연합뉴스 2025-03-27 11:00:02

"공장이전 단숨에 할 수 있는 일 아냐" 분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주종국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대해 오는 4월 2일부터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업체들은 관세로 인한 가격 상승분을 스스로 소화할지, 고객에 떠넘길지, 혹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할지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자동차시장 분석업체 오토포캐스트 솔루션의 글로벌 차량 담당 샘 피오라니 부사장은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공장 이전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량 생산 공장을 이전하려면 많은 투자와 시간이 필요하다. 단숨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으로 수입되는 멕시코산 자동차는 대부분 저렴한 보급형 차량인 반면, 미국 내에서는 주로 수익성이 높은 SUV나 픽업트럭이 생산되는데 이는 미국이 60년 전부터 수입 SUV와 트럭에 대해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메리칸 대학교 코고드 경영대학원의 프랭크 뒤부아 교수도 "자동차 제조업체가 갑자기 미국에 공장을 짓고 공급업체까지 확보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면서 "특히 자동차 관세가 장기적으로 유지될지도 모르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업체들의 고민은 커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관세 발효 시) 초기에는 미국에 (공장) 건설 일자리가 많이 생길 것이고, 다음에는 자동차 공장의 일자리도 많이 생길 것이다. 그래서 이는 매우 흥분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반응에 대한 질문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여기에 공장을 가지고 있다면 그들은 좋아할 것이고, 공장이 없다면 공장을 건설해야 한다. 아니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로비 단체 미국제조업연합은 자동차 관세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스콧 폴 회장은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자동차 수입에 대한 25% 관세가 미국 내 자동차 공장 증설을 촉진하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관세 부과 방침이 발표되자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제너럴모터스(GM)가 3.12% 하락했고, 크라이슬러의 모기업인 스텔란티스도 3.55% 떨어졌다. BMW(-2.03%), 메르세데스벤츠 그룹(-2.06%), 폭스바겐(-1.53%) 등도 하락했다.

sat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