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등하던 환율 안정되니…해외여행 가는 아르헨 국민 급증

연합뉴스 2025-03-27 03:00:06

1·2월 해외여행 아르헨 국민 74.5%↑…외국관광객 입국은 급감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파네마 해변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뉴스) 김선정 통신원 =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급등하던 달러화 대비 페소화 환율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해외여행을 떠나는 아르헨티나 국민이 급증하고, 아르헨티나를 찾는 외국 관광객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의 자료에 의하면, 남반구의 여름 바캉스 시즌인 1월과 2월에 해외에서 휴가를 보낸 아르헨티나 국민은 작년 동기에 비해 74.5% 급증한 반면에 아르헨티나를 찾은 외국 관광객들은 30% 정도 감소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 로스안데스 등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나시온은 달러 물가가 저렴해서 외국인에 매력적인 관광지였던 아르헨티나가 2023년 12월 하비에르 밀레이 정권 출범 이후 물가와 환율 안정이 찾아가는 과정에서 달러 물가가 비싼 나라가 되었다는 점 때문에 불과 1년 만에 이러한 현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라나시온에 따르면 1월에 해외로 관광을 떠난 아르헨티나 국민은 총 190만여명, 2월에는 180만여명으로 총 370만여명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74.5%(159만여명) 늘어났다.

반면, 아르헨티나를 찾은 외국 관광객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1월에는 20.1%, 2월에는 30.7% 각각 감소했다.

최근 프랑스 일간 르몽드,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 등은 아르헨티나의 높은 물가를 조명하면서 커피 가격에서부터 코카콜라, 의류, 점심 식사 메뉴까지도 유럽보다 2배에서 3배 정도 더 비싸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 중인 칠레인 파올라(56)씨는 연합뉴스에 "칠레에 온 아르헨티나 관광객들이 전자기기 및 의류뿐만이 아니라 공책, 식료품 등을 칠레 마트에서 사재기하는 것을 보고 이해를 못 했는데 여기 와보니 이해가 간다"면서 "불과 1년 3개월 만에 아르헨티나의 모든 가격이 달러로 환산할 때 너무 뛰었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의 최근 빅맥지수를 살펴보면, 아르헨티나는 스위스에 이어 2번째로 빅맥지수가 높은 국가이며, 국민소득을 감안했을 때는 스위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관광업계 관련자들은 아르헨티나 정부의 현 달러 환율정책이 지속된다면, 한동안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증가할 것이며 해외 관광객들의 입국은 더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unniek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