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분리주의 선동' 대만 편집장 징역형…연일 압박 강화

연합뉴스 2025-03-27 00:01:01

홈페이지 통해 '대만 독립 세력' 관련 신고 독려

중국 - 대만 (PG)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중국과 대만 간 긴장 고조 속에 분리주의 선동을 했다는 혐의로 대만의 출판업자가 중국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6일 AP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대만사무판공실은 대만의 출판사 편집장인 리옌허(필명 푸차)에 대해 중국 법원이 징역 3년형을 선고하고, 5만위안(약 1천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의 출판사는 중국에서 검열되는 권위주의 체제나 톈안먼 시위 등을 비판하는 이른바 '반중(反中) 서적'을 다수 출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적자인 리씨는 대만인 아내와 결혼 후 2009년 대만에 정착했으나, 2022년 중국을 방문했다가 구금됐다.

대만 당국은 "리씨에 대한 구금은 대만의 출판, 학술, 문화 산업을 탄압하고 위축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리씨가 유죄를 인정해 항소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혐의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AP는 중국 본토 바깥의 중국어 서적을 다루는 출판 관계자들이 이번 사건이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워싱턴에서 중국어 서점을 운영하는 위먀오는 "이번 사건은 향후 어떤 책을 출판할지 결정하는 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이제 대만이나 그 외 지역에서 중국 관련 서적을 출판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AP에 밝혔다.

지난해 '분리·독립' 성향의 라이칭더 대만 총통 취임 이후 중국 당국이 연일 대만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대만사무판공실은 이날 홈페이지에 '대만 독립 세력이 대만 동포를 박해하는 행위 관련 신고'라는 내용의 배너를 띄웠다.

배너를 클릭하면 "최근 민진당 당국이 정치적 반대 세력과 양안 관계의 평화적 발전을 지지하는 정당·단체·인사를 지속해 탄압하고 있다"라면서 "관련 당사자 또는 관련 내용을 아는 사람의 신고를 받는다"는 글을 볼 수 있다.

당국은 신고용 이메일 주소를 따로 공개하면서 "신고자의 정보와 권익을 철저히 보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uk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