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고려인마을, 고려인 디아스포라 삶 조명하는 한글문학展

연합뉴스 2025-03-27 00:00:40

독립운동가 조명희 선생과 선봉신문 발자취 재조명

광주 고려인문화관, '고려인 한글문학 기획전'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광주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문화관(관장 김병학)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고려인 디아스포라의 삶을 조명하는 한글문학 기획전을 개최한다고 26일 밝혔다.

일제강점기를 중심으로 격동의 시기에 꽃피운 고려인 한글문학의 뿌리를 알리는 전시로, 독립운동가인 문학가 포석 조명희(1894∼1938) 선생의 문학적 발자취와 고려인 한글 매체였던 '선봉신문'을 집중 소개한다.

고려인 한글문학의 토대는 1923년 창간된 선봉신문에서 시작됐다. 당시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거주하던 고려인들에게 선봉신문은 문예 창작의 장을 제공했다.

국내에서 시인·희곡작가·소설가 등으로 활동하며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PF)에 몸담았던 조명희 선생은 일제의 탄압을 피해 1928년 소련으로 망명한 뒤 고려인 사회에서 문학 운동을 주도했다.

또 제자를 양성하고 시화집을 발간해 한글 문학의 저변 확대에도 이바지한 조 선생은 2019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받았다.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이번 전시회는 조명희 선생의 주요 작품을 비롯해 당시 선봉신문의 원본 자료, 조 선생이 지도한 제자들의 문예 활동 흔적 등 다양한 역사적 사료를 선보인다.

내달 중에는 사할린 작가인 이정희 소설가와 카자흐스탄 고려일보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김성조 부주필 초청 특강도 마련된다.

김병학 관장은 "고려인 문학인들이 일구어낸 소중한 자료를 토대로 선조들의 잊힌 문학사를 복원하고자 기획전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wakar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