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의대 학장 "27일까지 기다리겠다"…서울의대 학생회는 수요조사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제적 처분을 코앞에 둔 의대생 상당수가 대학 측과 '추가 복학' 관련 상담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의대생들은 "각자가 거취를 정할 자유를 보장하자"는 입장을 발표하는 등 '투쟁' 방향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26일 의료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고려대는 최종 제적 처분을 앞두고 복학 등 관련 문의를 원하는 의대생이 200명을 넘었다.
고려대 의대 전 학생 대표 5명은 전날 '존경하는 고려대 의대 학우 여러분께' 제하의 글을 통해 "우리는 각자의 선택이 존중받고 어떠한 결정에도 위축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더 이상 불필요한 시선 없이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자유를 충분히 보장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개별 의대의 등록 마감이 진행 중인 가운데 의대 학생들 명의의 공개적 입장 표명이 나온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재학생들의 복귀 의사를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여서 주목받았다.
같은 날 고려대는 제적·복학 관련 면담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하루 만에 215명의 학생이 면담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 의대 교수는 "비난 등의 어려움을 감수하고 용기를 낸 학생들의 성명이, 의지에 반하는 휴학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다른 학생들에게 영향을 준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난 21일 등록을 마감한 고려대 의대는 미등록 학생들에게 제적 예정 통보서를 발송했지만, 아직 제적 처리를 하지는 않았다.
고려대는 학생이 면담을 원하면 제적 처분 전까지 성심성의껏 응한다는 방침이다. 다수의 교수를 투입해 면담을 진행하고 그 내용을 정리해 제적 처리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울러 21일 등록을 마감하고 28일 미등록생 제적 처리를 앞둔 연세대에서도 추가 복학 관련 상담이 이뤄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재영 연세대 의과대학장은 이날 "학생들과 학부모님들의 소중한 목소리를 듣겠다. 27일까지 학장실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발송했다고 한다.
한편, 서울대 의대 학생회는 이날 밤 전체 학생을 상대로 등록 여부와 관련한 수요조사를 한다.
말 그대로 수요조사인 만큼 그 결과가 서울대 의대생들의 움직임과 직결될지는 미지수다.
다만 등록 마감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터라 수요조사 결과에 따라 학생들의 기조가 달라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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