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주남아공 대사에 '친이스라엘' 평론가 지명

연합뉴스 2025-03-26 20:00:06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 주재 대사에 친이스라엘 성향의 보수 평론가 레오 브렌트 보젤 3세를 지명했다고 AP통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인선은 주미 남아공 대사 추방, 남아공 원조 예산 삭감 등으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시점에 이뤄졌다.

보젤 3세는 미디어리서치센터, 학부모텔레비전위원회 등 우익 미디어 단체의 설립자이자 노골적인 이스라엘 지지자로 유명하다. 남아공과 이스라엘의 관계가 최근 적대적인 점을 고려하면 '원만한' 지명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의 아들인 보젤 4세는 2021년 1월 6일 의회 폭동에 가담해 작년에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사면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보젤 3세를 글로벌미디어국(USAGM)의 수장으로 지명했다가 이를 철회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USAGM은 미국의소리(VOA)와 자유아시아방송(RFA) 등을 관할하는 기구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그 기능과 인력을 대폭 축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국과 남아공의 관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로 악화일로다.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동맹인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것을 들어 남아공을 반미 국가라고 주장한다.

또 남아공 정부의 토지 수용 정책이 "인종 차별적"이라면서 남아공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최근에는 세미나에서 트럼프 정부에 비판적인 언급을 했다는 이유로 주미 남아공 대사를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하기도 했다.

남아공에서는 추방된 주미 대사의 후임으로 연정의 주요 파트너인 민주동맹(DA) 대표였던 토니 리언 전 주아르헨티나 대사가 거론된다고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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