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우크라전 이후 위성항법 교란 급증"

연합뉴스 2025-03-26 20:00:06

유럽 위성항법시스템(GNSS) 이미지

(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항공·해상 안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위성 항법 시스템에 교란이 발생하는 일이 우크라이나·중동 전쟁 발발 이후 급증하고 있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국제해사기구(IMO) 등 유엔 산하기구는 26일(현지시간) 공동 성명을 통해 전 세계의 위성항법시스템(GNSS) 방해 현상이 증가하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 기구들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내 분쟁이 시작된 이후 GNSS 신호 방해가 급증세"라며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군사뿐 아니라 민간 용도로도 많이 사용되는 항법 체계가 점점 더 많은 공격을 받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민간 항공기나 선박, 인도적 구호 활동을 지원하는 차량 등은 모두 GNSS에 의존하는데 전쟁 때문으로 보이는 여러 교란 행위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교란 행위로는 위성 신호 접근을 차단하는 재밍(jamming)이나 위성 신호를 왜곡해 GNSS 수신기가 잘못된 위치를 계산하게 만드는 스푸핑(spoofing) 등이 꼽혔다.

도린 보그단-마틴 ITU 사무총장은 "GNSS는 육지와 바다, 공중에서 우리의 안전에 매우 중요하며 회원국들은 생활에 필수적인 이 시스템이 중단 없이 운영되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 기구는 GNSS 운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지역 위성항법시스템(RNSS) 주파수 대역을 유엔 회원국들이 보호할 것도 촉구했다. 그러면서 교란 행위가 발견되면 각 사례를 유엔에 모두 보고해달라고 회원국에 요청했다.

prayer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