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 등 관세도 낮춰…작년 대미 흑자 4위국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베트남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미국산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 인하와 일론 머스크의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 허가 등 대미 유화책을 발표했다.
2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베트남 재무부는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관세를 기존 5%에서 2%로 낮출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자동차는 45∼64%에서 32%, 에탄올은 10%에서 5%로 각각 관세를 인하한다.
재무부는 미국산 에탄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고 닭다리살, 아몬드, 사과, 체리, 목재품 등의 관세도 인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재무부는 "상대국과의 무역 수지 개선을 위한 결정"이라며 이번 달 내로 관세 인하를 위한 법령이 마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베트남 정부는 이와 별도로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진출도 허가했다.
정부는 스타링크가 2031년 1월까지 가입자 최대 60만명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스페이스X는 베트남에 스타링크를 진출시키려고 시도했으나, 2023년 후반 베트남이 위성 인터넷 공급업체에 대한 외국인 소유 제한을 해제하지 않기로 하면서 투자가 보류됐다.
그러나 베트남 국회가 지난달 외국인이 100% 소유한 위성 인터넷 기업의 베트남 서비스를 허용하는 임시 규정을 승인하는 등 스타링크에 대한 베트남 입장이 갑자기 뒤집혔다.
팜 민 찐 베트남 총리는 이달 초 베트남 진출 미국 기업들과 만나 스타링크의 베트남 진출을 신속히 허가하겠다고 밝혔다.
베트남은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기 위한 대응책으로 미국산 제품 수입 관세 인하와 수입 확대를 추진해왔다.
스타링크 허가 역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대비한 유화책으로 해석된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근 미국을 방문한 응우옌 홍 지엔 베트남 산업무역부 장관에게 양국 간 무역 불균형을 개선하고 시장을 더 개방하기 위한 베트남의 더 강력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베트남의 지난해 대미 상품 무역흑자는 1천235억 달러(약 181조원)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흑자 폭은 중국·유럽연합(EU)·멕시코에 이어 4번째로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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