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미국의 원조 자금 삭감 결정은 남아공의 자체 역량 개발을 위한 '모닝콜'"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지 더시티즌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전날 하우텡주 복스버그에서 열린 제9차 민주간호기구전국대회에서 "정부는 미국의 자금 지원 삭감에 대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것은 전적으로 그들의 권리이고 그들의 돈"이라며 "여러모로 남아공으로서 자립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경각심을 일깨우는 일"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권국으로서 항상 자체 자원으로 우리 국민의 복지를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그게 바로 재정적 제약과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국민이 기대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취임과 함께 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를 일시 중단했다. 지난달에는 남아공 정부의 토지 수용 정책이 "인종 차별적"이라면서 남아공에 대한 원조를 중단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이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을 비롯한 보건 프로그램을 위해 미국으로부터 연간 약 4억4천850만 달러(약 6천570억원)을 지원받는 남아공 전역의 보건 기관에 자금 공백이 발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최근 미국 정부의 에브라힘 라술 주미 남아공 대사 추방 이후 "미국과 관계 개선이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남아공 대사로 친이스라엘 성향의 평론가를 지명하는 등 악화일로인 양국 관계는 갈수록 꼬여가는 형국이다. 트럼프 정부는 동맹인 이스라엘을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한 것을 들어 남아공을 반미 국가라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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