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O직 물러나 이사회 의장 활동 전념…"AI시대, 과감한 도전 독려할 것"
최수연 대표 연임…"화두는 온서비스AI…모든 서비스에 AI 에이전트"
(성남=연합뉴스) 김현수 기자 =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가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하고, 최수연 대표는 연임에 성공했다.
26일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열린 네이버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등 주요 안건이 모두 가결됐다.
이해진 창업자는 이날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된 이후 이사회 의장에도 선임됐다. 최수연 대표는 사내이사에 재선임되며 대표이사에 연임됐다.
이 의장은 주총 현장에서 네이버가 이룩한 인터넷 생태계 경험을 소개하며 향후 사내이사로서 인공지능(AI) 혁신을 독려하는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 시작된 네이버가 모바일 환경의 파고까지 성공적으로 넘을 수 있었던 핵심은 혁신 기술을 이용자에게 가장 필요한 서비스로 바꾸겠다는 열정과 더 큰 시장과 자본력을 가진 기업들과 다른 방식으로 싸워온 네이버만의 투지가 있었다"며 "AI 시대를 맞이하는 네이버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첨단에서 네이버를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진 젊은 리더들이 언제나처럼 이용자와 기술을 가장 중심에 두도록, 과감하게 시도하고 자신 있게 도전하도록, 독려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 매출 10조원을 달성하며 외형 성장을 이룬 최 대표는 이 사내이사와 함께 AI 혁신 및 신사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화두를 '온서비스 AI'로 언급하며, 소비자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AI 기술이 별도의 독립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핵심 사업인 검색·광고·커머스·콘텐츠 등 주요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사용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커머스 데이터 등 역량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겠다는 비전도 발표했다.
최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모든 서비스에 자연스럽게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최적화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서비스 전반에 걸친 고객 편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노혁준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 김이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안건과 이사 보수 한도 승인 안건도 가결됐다.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의장은 향후 젊은 경영진과 기술자를 지원하고 이사회 활동에만 전념하기 위해 GIO 직을 내려놓고, AI 경쟁 속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의장은 "네이버는 구글 등 빅테크에 맞서 25년간 견뎌오고 살아왔던 회사"라며 "늘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검색·숏폼·AI 등 네이버만의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사명은 인터넷 다양성에 기여하는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가 한두 개의 검색 엔진과 AI만 쓰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터넷의 다양성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다양한 검색·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색의 시대가 저문다고 하지만 사실 더 확장되고 커지고 있다"며 그런 면에서 저희도 필요한 위치를 잡을 것이고, 인터넷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의장과 글로벌 협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 의장의 복귀에 따른 변화에 대해 "글로벌 투자라든지 사업을 이끄는 그런 책임이 오롯이 경영진에게 내려왔다는 게 큰 차이"라며 "글로벌 투자 등 도전에 대한 책임을 열심히 이행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온서비스 AI 전략에 대해서는 "본격적으로 발견 탐색부터 트랜지션까지 해주는 에이전트 형태의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며 "커머스 영역에서는 가장 뾰족하게, 세계에서 제일 좋은 모습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렇게 중점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데 빠르면 연내에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hyuns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