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샤오미·BYD 실탄 확보…전기차·배터리 경쟁 격화

연합뉴스 2025-03-26 14:00:03

CATL, 홍콩증시 상장 승인…IPO 규모 7조원 넘을듯

전기차 진출 샤오미와 BYD도 8조원씩 조달

CATL 전시회 부스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배터리업체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가 중국 증권 당국으로부터 홍콩 증시 상장을 승인받는 등 중국 전기차·배터리 업계가 연이어 증시를 통한 '실탄' 확보에 나서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용 배터리업체로 이미 중국 증시에 상장된 CATL은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로부터 홍콩에서 주식 2천200만주가량을 발행할 수 있는 승인을 얻었다고 전날 밝혔다.

아직 정확한 상장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소식통들은 50억 달러(약 7조3천억원) 이상을 조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콩증권거래소 기준 2021년 이후 4년 만에 최대 규모다.

CATL은 지난달 홍콩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신청하면서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 일부를 헝가리에 73억 유로(약 11조5천억원) 규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데 사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CATL뿐만 아니라 전기차 산업에 뛰어든 가전업체 샤오미와 중국 1위 전기차업체 비야디(BYD)도 최근 홍콩 증시를 통해 대규모 자금을 조달했으며, 이를 통해 사업 확장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BYD는 지난 4일 유상증자를 통해 56억 달러(약 8조2천억원)를 모았고, 샤오미는 24일 주식 매각을 이용해 55억 달러(약 8조원)를 조달한다고 밝혔다.

씨티그룹의 키나 웡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샤오미의 자금 조달과 관련, 부채감축과 인공지능(AI) 관련 연구 개발,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잠재력 등을 고려할 때 장기적으로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전기차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BYD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9% 많은 7천770억 위안(1천69억 달러·156조4천억원)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천억 달러를 넘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 테슬라의 매출 977억 달러를 뛰어넘은 것이다.

BYD는 지난달 저가 모델을 포함한 거의 모든 차종에 첨단 자율주행 시스템 '신의눈'(天神之眼)을 무료로 제공하기로 했고, 최근에는 5분 충전으로 400㎞를 주행 가능한 배터리·충전시스템을 공개하는 등 경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편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홍콩 항셍지수가 올해 들어 15% 넘게 오른 가운데 홍콩 상장사들이 1분기에 증시를 통해 조달한 자본 규모는 131억 달러(약 19조1천억원)로 2021년 2분기 이후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한 가운데 지난달 시진핑 국가 주석이 이례적으로 민간 기술기업들과 간담회를 열면서 민간 기업들의 역할을 강조한 것도 기업들의 투자심리 회복에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