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엄마의 뇌종양 투병기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연합뉴스 2025-03-26 13:00:06

그래픽노블 '최후의 바키타'·청소년소설 '바람의 소리가 들려'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책 표지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 창문 넘어 도망친 엄마 = 유미 지음.

유방암, 신우암, 폐암을 이겨낸 작가의 어머니가 뇌종양 판정을 받고 또 한 번 병마와 싸우는 과정과 의료기관에서 경험한 여러 문제를 담은 에세이다.

어머니는 갑자기 인지 능력이 낮아지는 등 섬망 증세를 보이고, 진단 결과 뇌종양 판정을 받는다. 저자는 요양병원에서 대학병원, 요양원으로 옮기며 어머니를 돌본다.

요양병원은 고액의 항암 면역주사를 강요하고, 간병인 비용은 집안 기둥뿌리를 흔들 만큼 과중한 부담으로 다가온다. 요양원에서 환자는 철저한 약자의 위치에 놓여 어머니는 원장의 강압과 간섭에 시달린다.

결국 어머니는 깊은 밤 요양원 창문을 넘어 도망쳐 집으로 돌아오고, 이후 건강을 회복하고 일상의 행복을 되찾는다.

모녀의 이야기는 지난해 한국방송대상 사회공익 TV 부문 작품상을 받은 EBS 다큐프라임 '내 마지막 집은 어디인가'의 '죽는 것보다 늙는 게 두려운' 편에 소개됐다.

샘터. 216쪽.

'최후의 바키타' 책 표지 이미지

▲ 최후의 바키타 = 위고 클레망 지음. 도미니크 메르무·뱅상 라발레크 그림. 이세진 옮김.

남획으로 인한 희귀동물 멸종, 환경 파괴, 기후 위기 등 인간이 일으킨 생태 문제들의 실태를 만화 형식으로 설명한 그래픽 노블이다.

바키타는 몸길이 150㎝에 웃는 듯한 얼굴 생김새를 한 돌고래다. 수백 년 전부터 멕시코 코르테스 해에 서식해왔으나 현재는 남획으로 인해 남은 개체가 10마리 안팎으로 추정될 정도로 멸종 위기에 놓였다.

환경운동가이자 다큐멘터리 감독인 저자는 지구를 벽돌집에, 지구에 살아가는 각기 다른 종의 동물을 벽돌에 비유한다.

저자는 최후의 바키타가 사라지면 벽돌이 하나 비게 되고, 그렇게 여러 벽돌이 사라지다 보면 집 전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울러 "아직은 집이 무너지지 않게 보강할 시간이 있다"며 "우리가 나서야만 다음 세대가 이 집을 보수하고 재건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메멘토. 168쪽.

'바람의 소리가 들려' 책 표지 이미지

▲ 바람의 소리가 들려 = 김도식 지음.

제주 4·3을 배경으로 세 친구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장편 청소년소설이다.

수혁, 준규, 옥희 세 사람은 제주도에서 함께 자란 단짝이다. 해방 후 수혁은 조국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군인이 되는데, 이후 제주는 이념의 대립으로 몸살을 앓게 되고 급기야 무장대와 토벌대의 무력 충돌이 벌어진다.

무장대의 손에 부모를 잃은 수혁은 토벌대에 투입되고, 준규는 무장대로 몰려 산으로 피신하면서 어린 시절 친구인 두 사람은 서로 쫓고 쫓기는 사이가 된다.

수혁은 자기 부모가 준규의 손에 죽었다고 생각하고 복수심에 불타 준규를 찾아 헤맨다. 수혁은 어린 시절 준규, 옥희와 놀면서 함께 발견했던 산속 은신처를 떠올리고 그곳에 숨어있을 준규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청소년의 시각으로 제주 4·3의 비극을 풀어낸 김도식 작가는 "희생자들에 대한 최고의 추모는 다시는 그와 같은 비극이 이 땅에 발생하지 않도록 살아남은 자들이 노력하는 것"이라고 '작가의 말'에 남겼다.

마이디어북스. 224쪽.

jae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