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상호관세 압박에 미국산 수입품 55%에 관세인하 검토"

연합뉴스 2025-03-26 11:00:07

인도 항만의 컨테이너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다음 달 2일(현지시간)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를 앞두고, 유력한 대상국으로 꼽히는 인도가 미국산 수입액의 절반 이상에 대해 관세 인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 통신은 25일 복수의 익명 당국자를 인용해 인도가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논의에서 미국산 수입액의 55%인 230억 달러(약 33조원) 정도에 대해 관세 인하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몇 년 사이 최대 규모다.

이들 수입품에는 현재 5∼30% 관세가 적용 중인데, 관세를 상당폭 내리거나 아예 없앨 준비도 되어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무역 상대국들에 동일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상호 관세 시행에 나설 경우 인도 측은 대미 수출 가운데 660억 달러(약 96조원)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본다는 게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인도 측은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시 대미 수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진주·광물연료·기계·보일러·전기장비 등의 관세가 6∼10% 오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110억 달러(약 16조원)에 이르는 제약·자동차 대미 수출의 타격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그런 만큼 선제 대응을 통해 미국의 과도한 관세 부과를 피하려 하는 것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자료를 보면 미국의 무역가중 평균관세율은 2.2%인 반면 인도는 12%에 이른다.

한 소식통은 관세 인하 결정이 최종적인 것은 아니며, 광범위한 인하 대신 부문·상품별 조정 가능성도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도 측은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한 광범위한 관세 개혁 논의에도 착수한 상태다.

다만 다른 소식통은 인도 측이 현재 관세율이 30∼60%에 이르는 육류·옥수수·밀·유제품에 대해서는 관세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인도 당국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인도는 미국을 상대로 연간 450억 달러(약 65조원) 정도의 무역흑자를 기록 중이다.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인도를 "무역에서 매우 큰 악당"이라 부르며 관세를 통해 불균형을 바로잡겠다고 공언해왔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