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오후 제주, 밤 남해안에 비…내일 전국 확대되나 양 적어
이후 식목일까지 비 소식 없어…내일 밤부터 '차고 건조한' 북서풍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26일 제주에 늦은 오후, 남해안에 밤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해 차차 전국으로 확대되겠다.
강수량이 많지는 않겠으며, 산불이 잡히지 않고 있는 영남은 다른 지역에 견줘 양이 더 적겠다.
바람은 이날 오후부터 다시 강해질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 쪽에서 기압골이 접근해오면서 이날 늦은 오후 제주, 밤 전남남해안과 경남남해안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 전국에 27일 오후까지 이어지겠다. 남부지방은 27일 밤, 제주는 28일 아침까지 비가 이어지는 곳이 있겠으며 특히 제주산지엔 28일 비 대신 눈이 올 수도 있다.
영남 쪽 예상 강수량을 보면 경남남해안 5∼20㎜, 부산·울산·경남내륙·경북서부내륙 5∼10㎜, 대구·경북·울릉도·독도 5㎜ 미만이다.
다른 지역은 제주 5∼30㎜, 수도권·서해5도·충청·호남 5∼20㎜, 강원영서와 강원영동 각각 5∼10㎜와 5㎜ 미만 비가 예상된다.
강수량이 적어 비가 산불 확산세를 누그러뜨릴 순 있으나 완전히 꺼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남쪽 해상에 고기압이 자리한 가운데 기압골이 들어오면서 남고북저(南高北低) 기압계가 재강화돼 남서풍이 세게 불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문제다. 강풍에 비가 집중되지 못하고 분무기로 물을 뿌렸을 때처럼 흩날릴 수 있어서다.
이날 오후부터 전국의 바람이 강해서 순간풍속이 시속 70㎞(20㎧) 안팎에 이를 정도로 거세지겠다. 제주에는 27일 새벽부터 순간풍속 시속 70㎞(산지는 70㎞) 이상의 강풍이 불겠다.
기온은 이날도 예년 이맘때보다 3∼11도 높겠다.
오전 8시 주요 도시 기온은 서울 7.9도, 인천 7.6도, 대전 8.6도, 광주 9.9도, 대구 11.8도, 울산 14.4도, 부산 15.7도다.
낮 최고기온은 14∼27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날씨는 27일 밤을 기점으로 변화가 있겠다.
27일 밤부터 북서쪽에서 찬 공기가 유입돼 기온이 뚝 떨어질 전망이다.
다만 이런 변화가 산불 진화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기본적으로 차고 건조하다.
현재는 백두대간 동쪽을 중심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한데, 북서풍이 불기 시작하면 전국적으로 건조해질 수 있다.
특히 찬 공기는 밀도가 높아 가라앉는 성질이 있어 지상에 강풍을 부른다.
산불 발생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는 것이다.
기상청 예보상 27일 이후 토요일이자 식목일인 4월 5일까지 비가 예상되는 날이 없다. 불이 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미세먼지에 황사가 더해져 극히 나빴던 대기질은 이날 오후 청정한 남풍이 유입되면서 점차 나아지겠다.
다만 이날 전반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으로 높겠고, 잔류 황사의 영향으로 오전 수도권·강원·충청·호남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이겠다. 제주는 오전 한때 초미세먼지(PM2.5)가 나쁨 수준으로 짙겠다.
이날과 27일 고비사막과 내몽골고원 중국 동북지역에서 황사가 재차 발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황사는 27일 오후부터 국내로 유입되겠으나 모래알갱이가 지상까지 떨어질지는 미지수다.
이날 서해상과 남해상, 제주해상을 중심으로 해무가 끼고 돌풍·천둥·번개가 치겠으니 항해나 조업 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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