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1층에 라부아지에·앙페르 등 72명 남성학자 이름만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의 상징인 에펠탑에 여성 과학자의 이름을 새기기 위한 위원회가 출범한다.
파리시는 25일(현지시간) 보도자료에서 에펠탑 운영업체 SETE, 여성과 과학협회와 함께 과학위원회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올봄부터 활동을 시작해 에펠탑에 이름을 남길 여성 과학자를 선정, 에펠탑 설계자 구스타브 에펠의 유산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이들 이름을 새겨넣는 방안을 논의한다.
이 논의에는 정부 대표와 저명한 여성 과학자, 문화유산 전문가, 에펠탑 역사학자, 기술·행정 당국과 관련 시민단체가 참여한다.
1889년 완공된 에펠탑 1층 외벽에는 남성 과학자·공학자·수학자 등 72명의 이름이 4면에 걸쳐 금빛으로 새겨져 있다. 이들은 모두 19세기까지 프랑스 과학 발전에 크게 기여한 인물로, 구스타브 에펠이 직접 선정했다. 근대 화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라부아지에, 근대 전기학의 기초를 세운 앙페르, 열역학자 카르노 등이 포함됐지만 여성 과학자는 단 한 명도 없다.
이에 여성과 과학협회 주도로 학생, 시민단체가 '히파티아(고대 여성 수학·천문학자)의 40자매'라는 이름 아래 뭉쳐 이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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