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133경기 '최다 출전 공동 3위'…"대표팀, 제게 항상 꿈 같은 곳"
(수원=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안방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2경기를 모두 무승부로 마치며 '본선 조기 확정'을 다음으로 미룬 홍명보호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결과에 아쉬워하면서도 6월까지 조 1위를 지켜 본선에 오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손흥민은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8차전 홈 경기를 마치고 취재진을 만나 "결과가 너무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배워야 할 점은 분명히 있었고, 배움은 겸손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래도 우리가 아직 조 1위를 유지하는 것은 팩트"라며 "(3차 예선을) 마무리할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홍명보호는 요르단과 1-1로 비겨 3차 예선 8경기에서 4승 4무를 쌓아 조 선두(승점 16)를 지켰다.
하지만 전반 5분 손흥민이 코너킥으로 어시스트한 이재성(마인츠)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전반 30분 실점하며 승점 1을 나눠 가진 터라 만족하기는 어려웠다.
손흥민은 "경기 결과에 대해서는 아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다"면서 "멀리서 온 친구들이 시차 적응도 못 하고 버스에서 졸며 하는 모습을 보며 고맙기도, 대견하기도, 안타깝기도 한데, 그런 것을 보상받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2연전을 모두 잡았다면 본선행을 조기 확정하고 남은 6월 2경기는 여유를 갖고 치를 수 있었는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불발돼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3차 예선 들어 홈 경기 성적이 1승 3무로 원정보다 더 좋지 않은 건 팬들의 실망감을 더 키우는 대목이다.
"많은 팬 앞에서 결과를 못 가져오는 것에 선수들이 책임감을 갖고 있고, 신경도 많이 쓰고 있다"고 전한 손흥민은 "원정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내는 것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축구계에서 줄곧 화두가 되는 '잔디'를 지적하는 듯한 발언을 내놨다.
손흥민은 "경기는 저희가 뛰지만, 결국은 모든 사람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말을 또 해서 좀 그렇지만, 홈에서 가장 좋은 환경에서 경기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개선이 안 되는 것도 속상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의 마음을 대신해 이렇게 말하는 것도 이제는 좀 어렵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 신경을 더 써주셨으면 좋겠다. 저희 더 잘할 수 있다"면서 "핑계로 들리실 수 있지만, 축구는 정말 작은 디테일로도 승부가 결정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발 출전해 후반 추가 시간까지 뛰다가 오현규(헹크)로 교체된 손흥민은 133번째 A매치에 출전해 역대 한국 남자 선수 중 최다 출전 공동 3위가 됐다.
이에 대해 손흥민은 "대표팀은 아직도 제게 꿈같은 곳이다. 많은 한국 축구 팬 앞에서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팬들이 환호해주시는 모습을 볼 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실감하고 그걸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하는 친구들과 이렇게 경기장에서 축구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무척 즐겁다.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저와 선수들을 많이 응원해주시면 좋겠고, 나쁜 얘기보다는 좋은 얘기와 격려로 챙겨주셨으면 좋겠다"며 미소 지었다.
이제 대표팀은 6월 이라크와의 원정 9차전과 쿠웨이트와의 최종 홈 10차전을 기약한다.
손흥민은 "어린 선수들이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에 오는 것을 영광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기에 격려를 많이 해줬다"면서 "우리가 조 1위인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니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1위로 마무리할 거라고 선수들에게 말해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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