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안희 특파원 = 5세 미만 아동 사망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제사회의 기부금 감소로 추세를 이어가기 어려워졌다고 유엔이 지적했다.
유엔 산하기구인 아동사망률 추정그룹(IGME)는 25일(현지시간) 세계보건기구(WHO)와 공동 보도자료를 내고 2023년 기준으로 5세 미만 아동의 연간 사망자 수는 480만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약 190만명의 태아가 사산한 것으로 조사됐다.
5세 미만 아동 사망자 수는 2022년 처음으로 연간 500만명 아래인 490만명으로 내려간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사산 태아 수는 2021년 이후로 190만명대에 정체돼 있다.
유엔은 2000년 이후 5세 미만 아동 사망자 수는 절반으로 줄었고, 사산 태아 수도 3분의 1 이상 감소하는 등 어린이 생명을 구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이 진전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보건 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백신과 안전한 식수, 영양을 공급하고 의료 지원을 확대한 결과라고 유엔은 분석했다. 그러나 "그동안의 진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주요 기부국이 원조를 대폭 삭감하거나 기부 축소를 예고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은 "원조가 줄면 의료 종사자를 구하기 어렵고 보건시설이 폐쇄되거나 백신 접종 프로그램 등이 중단된다"면서 "인도적 위기 지역과 부채에 시달리는 국가, 아동 사망률이 높은 국가에는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엔이 언급한 원조 축소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사례를 대표적으로 연상시킨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유엔에 WHO 탈퇴를 공식 통보했다.
WHO 정규 예산의 5분의 1을 책임지던 미국이 빠져나가면서 WHO의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WHO는 지난 18일 미국의 탈퇴 속에 아프가니스탄 내 167개 의료 시설이 운영을 중단했다며 국제사회의 적극적 기부를 호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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