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흑해곡물협정을 재개하려면 미국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명령해 보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페르비카날(채널1) 인터뷰에서 흑해곡물협정 재개 문제가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미국과 회담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 협정을 재개하려면 합의를 이행한다는 확실한 보증이 있어야 하지만 러시아는 젤렌스키 대통령을 믿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러한 보증은 미국이 젤렌스키에게 (합의를 준수하라는) 명령의 결과로만 달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좀 더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협정을 재개하는 것을 찬성한다"며 "누구도 곡물·비료 시장에서 러시아를 밀어내려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전날 회담에서 "미국에 새로운 협정에는 모호함이 없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러시아의 곡물·비료 수출을 완화하는 문제에 대해 러시아와 계속 접촉했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러시아 곡물·비료 수출의 모든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으로 러시아와 유엔이 체결한 양해각서가 올해 7월까지 3년간 유효하다고 언급했다.
흑해곡물협정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충돌 속에서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의 안전한 수출을 보장하기 위해 2022년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체결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협정 내용 중 러시아산 식량과 비료 수출을 보장하는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2023년 7월 협정을 파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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