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의원 "중러가 문제의 메신저 논의 봤을 것으로 확신"
볼턴 "아무도 여기서 논의하면 안된다고 하지 않은 것 충격"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미국 안보 수뇌부가 전쟁 계획을 언론인이 초청된 상업용 메신저 채팅방에서 논의한 사실을 폭로한 언론인은 자신이 목도한 상황이 실제 상황인 것으로 믿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25일(현지시간) MSNBC에 따르면 미국 시사 잡지 '애틀랜틱'(The Atlantic)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은 MSNBC와의 전날 인터뷰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보도한 내용이 사실이라고 믿기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자신이 직접 경험한 충격적인 상황을 보도하기까지 9일의 시간이 걸린 것은 상식적으로 일어나기 어려운 일을 사실로 확인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골드버그 편집장은 "미국의 국가 안보 지도부가 임박한 전쟁 계획에 대해(상업용 모바일 메신저인) 시그널에서 소통한다는 것은 믿을 수 없었기에" 처음에는 채팅방이 진짜인지에 대해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기사에 적시한 바 있다.
또 대통령을 보좌하는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다른 미국 당국자들과의 온라인 회의에 자신을 초대할 정도로 부주의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골드버그는 "국가 안보의 세계는 꽤 심각한 세계이며, 특히 조직의 수장들보다 낮은 급에서는 극도로 신중하게 업무에 책임을 지며, 보안과 안전, 사이버 보안과 디지털 보안을 매우, 매우 심각하게 여긴다"고 지적했다.
그는 "9·11(2001년 알카에다의 미국 공격) 이전과 9·11 기간,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취재하면서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며 "이것은 생사의 문제"라고 지적한 뒤 "아직 이뤄지지 않은 공격의 구체적인 표적 정보나 특정 시기를 상업용 메신저 앱에 표시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이 지난 15일 예멘의 친(親)이란 후티 반군을 공습하기 전에 미국 외교안보라인이 공격 계획을 민간 메신저인 시그널 채팅방에서 논의했고, 그 채팅방에 골드버그 편집장이 포함됐다.
이런 사실은 골드버그 편집장의 보도를 통해 24일 공개됐다.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까지 강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돈 베이컨 연방 하원의원(공화·네브래스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민간 메신저를 통한 미국 수뇌부의 전쟁 논의를 모니터링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데 대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99.99% 장담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때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 전 유엔 대사는 뉴스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시그널 채팅방에 있었던 당국자 중 누구도 '여기서 대화해서는 안 된다'며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안을 특종 보도한 애틀랜틱은 트럼프 집권 1기 때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뼈아픈' 보도를 한 바 있다.
미국 46대 대선판이 한창이던 지난 2020년 9월 애틀랜틱은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2018년 프랑스를 방문했을 때 1차 세계대전에서 전사한 미군들이 안장된 묘지 참배를 취소하면서 전사자를 '패배자', '호구'로 불렀다는 의혹을 처음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측의 강한 부인에도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캠프는 대선 과정에서 이 문제를 자주 거론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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