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반정부시위 '대통령 명예훼손' 대거 체포

연합뉴스 2025-03-26 00:00:23

튀르키예 시위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튀르키예 당국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를 적용해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시민을 대거 체포했다.

25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내무부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밤 이스탄불시청 앞에서 시위에 참여한 4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알리 예를리카야 내무장관은 "이들은 우리 대통령, 그리고 그의 어머니와 가족에 추악한 모욕을 가했다"며 "이는 국가적, 도덕적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비열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파흐레틴 알툰 대통령실 공보국장도 엑스(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비열한 모욕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라야 한다"며 "모욕적 언사를 부추기는 이들이 누구인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튀르크 민족의 의지로 선출돼 밤낮없이 일하는 우리 대통령에 대한 모욕을 조장하는 비겁한 개인과 집단에 경고한다"며 "청소년들을 자극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당국이 19일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의 유력 대권주자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시장을 구금하면서 이에 항의하는 지지자들의 집회·시위가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실은 별도 입장문을 통해 최근 이스라엘의 일부 매체에서 시위대가 수도 앙카라의 대통령궁에 진입했다는 설명과 함께 일부 사진이 퍼졌으나 이는 허위로 확인됐다며 "국가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근거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튀르키예 당국은 이스탄불,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엿새 연속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여론 반전에 부심하고 있다.

전날 내무부는 시위대가 화염병, 칼, 산성 액체 등을 동원해 경찰관들을 다치게 했다며 1천133명을 체포했다고 밝히는 등 야권 지지세력의 움직임을 불법·폭력으로 규정하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

d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