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세종서 온 소방차 배치…의용소방대원·경북도 공무원도 나와
(안동=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세계유산에 등재된 소중한 곳이니 지키는 걸 거들러 왔지요."
어둠이 내려앉은 25일 오후 8시께 경북 안동시 풍천면 병산서원 앞에서 만난 한 의용소방대원은 이같이 말했다.
평소라면 조용했을 서원 앞에는 소방차 4대가 불을 켠 채 서 있었다.
문경, 상주, 봉화를 비롯해 세종에서 온 소방차는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이곳으로 번질 상황에 대비해 배치됐다.
소방관들은 미리 소화전과 소방차에 호스를 연결해 언제든 물을 뿌릴 준비를 했다.
소방관뿐만 아니라 이웃한 풍산읍 의용소방대원 10여명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나와 있었다.
여성 의용소방대원은 음식과 물을 전해주는 역할을 했다.
경북도 소속 공무원도 여러 명 나와 상황을 보며 일손을 거들 채비를 했다.
한때 병산서원에 가까운 곳까지 산불이 접근한다는 소식에 바짝 긴장했다. 그러나 현재는 산불이 다른 방향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에 대기 중인 이들은 다소 한숨 돌리는 분위기였다.
병산서원 인근 주민들도 지인과 통화하는 등 다소 긴장이 풀린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병산서원은 2019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한국의 9개 서원 중 하나에 포함돼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이 서원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유교 건축물로 서애 류성룡 선생과 그의 제자이자 셋째 아들인 류진 선생을 배향한 곳이다.
흥선대원군의 서원 철폐령에도 철폐되지 않은 전국 47개 서원 중 하나다.
서원 앞에는 낙동강이 흐르고 병산이 서 있어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누각 건물인 만대루는 이 서원을 대표하는 건축물로 널리 알려졌다.
한 소방관은 "산불 피해가 없기를 바라며 여러 곳에서 온 소방관들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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