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확산에 국보 '안동 하회탈 및 병산탈'도 위험권

연합뉴스 2025-03-26 00:00:14

고려 중기에 제작한 국내 최고(最古) 목조 탈…야산 아래 박물관 소장

국보 제121호 하회탈

(안동=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지난 22일 경북 의성에서 발생해 나흘째 타고 있는 산불이 안동 하회마을을 위협하는 가운데 안동시립박물관에 보관 중인 국보인 하회탈과 병산탈도 위태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보 하회탈 및 병산탈은 하회탈 11점과 병산탈 2점 등 총 13점으로 하회마을이 아닌 안동시립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안동 하회 및 병산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탈로 조선 후기까지 하회별신굿탈놀이에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려 중기에 제작된 것으로 현존하는 국내 최고(最古) 목조 탈놀이 가면이며 오랜 기간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오다 안동시가 지난 2017년 12월 환수했다.

그러던 중 지난 2020년 국가지정문화재 정기조사에서 대부분 탈에서 손상이 확인되면서 대전 문화재보존과학센터가 보존 처리 작업을 거치는 등 1천년 가까운 세월을 버틴 힘겨움을 절감케 했다.

그러나 탈이 소장된 박물관이 안동댐 인근 야산 아래에 있어 산불 위험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철저한 보안 속에 지하 수장고에 보관돼 있지만 자칫 산불이 번졌을 경우에는 안전을 장담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25일 오후부터 의성을 넘어 안동시 남후면까지 산불이 번진 상황에서 고개 하나만 넘으면 안동 시내가 나온다.

비록 낙동강이 시내를 막아주고 있지만 불씨가 수㎞까지 날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자칫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안동시민 A씨는 "하회탈과 병산탈은 안동은 물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문화유산인데 화재 위험에 노출해서는 안 되지 않겠느냐"며 "안전한 다른 지역으로라도 임시로 옮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산불이 박물관으로 번질 우려가 제기되면 신속하게 이동시킬 계획을 짜겠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