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산불 화마, 천년고찰 고운사 덮쳐…산림청 "전소 확인 중"(종합3보)

연합뉴스 2025-03-26 00:00:13

조계종 "피해 상황 확인 필요"…승려 등 20여명 긴급 대피

"공중진화대가 오후 4시 50분께 고운사 모두 탄 것 확인" 주장

현장 접근 어려움…고운사 바로 앞 최치원 문학관 불에 타

방염 작업하는 고은사 불상

(의성·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김선형 윤관식 박세진 기자 =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가 화마에 무너졌다.

25일 산림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50분께 경북 의성군 단촌면 등운산 자락에 있는 대한불교조계종 제16교구 본사 고운사가 산불에 소실됐다.

고운사 도륜스님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산불로) 전각이 남아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전각에 불이 붙은 순간 진화대와 승려들이 대피했다"며 "공중진화대가 오후 4시 50분께 전소한 것을 확인했다. 지금 상황에서는 전소 의심이 많이 되지만 추가 확인이 필요해 추정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조계종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마지막에 철수한 소방대원이 대웅전을 제외한 건물 다수의 전소를 확인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화재로 인해 사람이 사찰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서 피해 상황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웅전의 경우 1990년대에 새로 지은 현대의 전각이다.

경북도 관계자도 "전각 대부분이 불에 타고 현대식으로 지은 대웅전은 일부만 피해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정확한 확인을 위해 사람이 직접 가야 하는데 현재 근접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고운사 입구에 세워진 최치원 문학관 '전소'

연합뉴스가 현장을 확인한 결과 고운사 입구에 세워진 최치원 문학관도 전소됐다.

문학관 옆에 있는 고운사 작은 문인 '산문'(山門)은 무사했다. 산문 역시 현대식 건물로 확인됐다.

산문에서 고운사 대웅전까지는 지도상 약 800m 거리나 현장에는 아직 불씨가 남아있어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신라 신문왕 1년(서기 681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운사는 경북을 대표하는 주요 사찰 중 하나였다.

고운사가 있는 단촌면에는 이날 오후 3시 20분께부터 대피 명령이 발령됐다.

일부 관계자들을 제외한 승려 5∼6명 등 20여명은 오후 3시 50분께부터 대피를 했다.

흩날리는 산불 불씨 속 고운사 산문

고운사에 소장 중이던 보물 석조여래좌상을 비롯해 불화 대웅보전 석가모니 후불탱화 등 유형문화유산 41점은 이날 오전 조문국박물관 등 경북 각지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고운사 경내에는 조선시대 건축물이자 보물 연수전도 있다.

조계종은 이날 종단 주요 보직자를 모아 긴급회의를 열고 화재 피해 사찰 현황을 확인하고 다른 사찰이 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을 협의했다.

아울러 예산과 인력을 최대한 투입해 산불 피해 사찰의 복원을 지원하고 국가 유산청이나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 기관과 협력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그래픽] 의성 산불 안동으로 확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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