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부업하며 정말 열심히 살았는데" 싱크홀 희생자 유족 오열

연합뉴스 2025-03-26 00:00:12

사업 어려워져 퇴근 후에도 배달…유족 "이런 일이 어딨어, 우리 착한 애기"

서울 한복판에 발생한 대형 땅꺼짐

(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이 친구가 열심히 산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정말 성실히 살았는데…"

25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형 싱크홀(땅 꺼짐) 사고로 사망한 박모(34)씨의 빈소가 마련된 중앙보훈병원 장례식장.

사고로 하루아침에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유족과 지인들은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박씨의 모친은 장례식장 바닥에 주저앉아 "이런 일이 어딨어, 우리 착한 애기…, 우리 애기 불쌍해서 어떡해"라며 오열했고 다른 유족들은 연신 눈물을 훔치며 그녀를 달랬다.

박씨는 전날 오후 오토바이를 타고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 인근 사거리를 지나가다가 갑자기 발생한 싱크홀에 빠져 목숨을 잃었다.

그의 25년 지기인 김모 씨는 고인의 사망 소식을 듣고 빈소가 차려지기도 전에 장례식장으로 달려왔다.

김씨에 따르면 박씨는 운영하는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3년 전부터 부업으로 배달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박씨는 사고 당일에도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퇴근한 뒤 저녁 배달 일을 위해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동생이 사업을 살리기 위해 회사를 돌보면서 밤에는 닥치는 대로 배달 일을 했다"며 "걱정될 만큼 열심히 살던 동생에게 어떻게 이런 날벼락 같은 사고가 닥쳤는지 모르겠다"고 말하며 고개를 떨궜다.

고인의 발인은 28일이다.

ys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