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의료팀장 "최대 위기였던 2월28일 밤, 모든 걸 시도했다"

연합뉴스 2025-03-25 20:00:09

"교황 '진실을 알려달라' 요청…어떤 내용도 수정·생략 없어"

인사하는 프란치스코 교황

(바티칸=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달 28일 밤,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사실이 교황 의료팀을 통해 알려졌다.

교황 의료팀장인 세르조 알피에리 로마 제멜리 병원 외과과장은 25일(현지시간) 공개된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델라세라와 인터뷰에서 "그날 밤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14일 제멜리 병원에 입원해 양쪽 폐렴 치료를 받던 교황은 입원 2주째인 같은 달 28일 오후 갑작스럽게 상태가 악화했다. 기관지 경련과 함께 구토하며 두 차례 급성호흡부전을 겪었다.

교황의 생명이 위태로울 정도로 심각했다고 알피에리 과장은 전했다.

그는 "교황은 자신이 죽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를 둘러싼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것을 처음 봤다"며 "모두가 그날 밤을 넘기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알피에리 과장은 지난 22일 기자회견에서 교황이 겪은 4차례의 호흡곤란 중 두 번은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각했다고 말한 바 있는데, 이때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의료팀은 이대로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장기 손상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끝까지 싸울 것인가의 기로에서 치료를 선택했다. 교황에게 건강 관리 결정 권한을 위임받은 마시밀리아노 스트라페티 보좌관 역시 같은 결정을 내렸다.

스트라페티 보좌관은 의료팀에게 "모든 걸 시도하자. 포기하지 말자"고 당부했다. 알피에리 과장은 "의료팀도 같은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위기를 넘긴 교황은 지난 23일 제멜리 병원에서 퇴원해 바티칸 거처인 산타 마르타의 집으로 돌아갔다.

38일간 교황을 곁에서 지켜온 알피에리 과장은 "이것은 팀워크의 결과"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교황의 입원 기간 그의 건강 상태는 투명하게 외부에 공개됐다.

알피에리 과장은 "의료적 내용을 보좌관들에게 전달했고, 그들이 추가적인 정보를 더해 교황에게 승인받았다"며 "어떤 내용도 수정되거나 생략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처음부터 끝까지 진실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자신의 건강 상태를 솔직하게 공개하길 원했다"고 덧붙였다.

changy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