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사시 유럽 내에서 신속한 병력 이동을 위한 이른바 '군사용 솅겐' 조성에 적어도 700억 유로(약 111조원)가 필요하다는 유럽연합(EU) 자체 분석이 나왔다.
안드리우스 쿠빌리우스 EU 방위·우주담당 집행위원은 25일(현지시간) 보도된 유로뉴스와 인터뷰에서 "EU 전역에서 병력·장비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려면 철도·해상·항공로를 긴급히 개선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사 계획에 맞춰 인프라 개발이 필요하다"며 "전략적 인프라 지점을 효과적으로 방어하는 것도 필요하며 이를 위한 법적 요구사항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군 기동성 향상은 EU 집행위원회가 지난 19일 발표한 국방백서 '대비태세 2030'에서 제시한 핵심 과제이기도 하다. 미국 안보우산 약화에 대비해 막대한 돈을 풀어 병력을 늘리고 무기를 구축하더라도 효과적으로 동원할 수 있어야 억지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특정 회원국의 탱크가 인접 회원국의 도로 규정 탓에 통과하지 못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평시에도 기동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대표 싱크탱크 킬세계경제연구소와 브뤼헐도 지난달 '미국 없이 유럽 방어하기' 보고서에서 미군이 전 세계를 지역별로 나눠 통합전투사령부로 운영되는 데 비해 유럽은 분산돼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약 10년 전부터 군대를 위한 '솅겐 지역'을 조성하자는 아이디어가 거론되긴 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뒤 유럽 재무장 필요성이 고조되면서 다시 추진력을 얻고 있다고 유로뉴스는 해설했다.
쿠빌리우스 집행위원은 필요한 초기 자금 동원을 위해 EU 운송 관련 기금의 미사용분을 활용하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올 연말 유럽 전역의 주요 운송 기반시설을 연결하고 개선하기 위한 통신문(EU 정책 문서)도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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