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구금한 컨설팅사 민츠그룹 직원 5명 전원 석방
외신들 "급감 추세 외국인 투자 회복하려는 노력"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중국 당국이 외국 기업 투자 유치에 힘쓰는 가운데 2년 전 미국 컨설팅업체의 베이징사무소를 단속하며 붙잡아 구금했던 중국인 직원 5명을 석방했다.
25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의 기업실사업체 민츠그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중국 당국에) 구금됐던 중국 국적 베이징 사무소 직원 모두가 석방됐다고 알고 있다"고 밝혔다.
민츠그룹은 "우리의 전 동료들이 이제 가족과 함께 집에 돌아갈 수 있게 돼 중국 당국에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2023년 3월 민츠그룹의 베이징 사무실을 기습 단속해 중국 국적 직원 5명을 연행했고, 민츠그룹은 중국 당국 압박으로 베이징 사무실을 폐쇄했다.
중국 외교부는 당시 이 회사가 "불법적 운영" 혐의로 조사 받고 있다고 밝혔으나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그해 8월 베이징시 당국은 허가 없이 통계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민츠그룹에 1천만위안(약 20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부과했다.
민츠그룹은 사기, 부패, 직장 내 위법 행위 등 기업 내부 문제나 배경 조사가 전문인 업체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민츠그룹이 신장웨이우얼자치구 관련 공급망의 강제노동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석방은 중국이 외국인 투자 감소 추세 속에 외국계 기업의 사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가운데 이뤄졌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둔화한 외국인 투자는 최근 수년간 중국 경기 악화와 수요 감소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대(對)중국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총 8천262억5천만위안(약 167조원)으로 전년 대비 27.1% 줄었다.
중국이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미국 등 서방 기업 단속을 강화한 것도 외국인 투자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중국은 2023년 민츠그룹뿐만 아니라 미국 컨설팅회사 베인앤드컴퍼니와 캡비전의 현지 사무실도 기습 조사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월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총 2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무역전쟁을 재점화하자 중국은 경제회복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계 기업의 사업환경을 개선하겠다는 메시지를 잇달아 보내고 있다.
지난 23∼24일에는 연례 중국발전포럼(CDF)을 통해 고위 당국자들이 글로벌 기업 대표들을 만나 중국이 외국 자본에 개방돼있다고 강조하며 투자 유치에 공을 들였다.
로이터는 중국발전포럼이 열린 직후 이번 석방 소식이 전해진 점을 지적하며 "중국이 외국인 투자 감소 속에 자국에서 활동하는 외국기업을 안심시키고자 2년 전 구금한 (민츠그룹) 직원들을 석방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도 민츠그룹 직원 석방에 대해 "해외투자가 급감하는 가운데 외국 기업을 끌어들이려는 명백한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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