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출범·1991년 국내 첫 유전자 분석실…실종아동·범죄자 DNA시스템 구축
연쇄살인마 이춘재·보이스피싱 사기단 검거 등 범죄해결 결정적 단초 제공
이봉우 원장 "최고 품질의 법과학 서비스 제공, 감정 전문·신뢰성 강화할 것"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국내외에서 과학수사 역량을 인정받아온 행정안전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이 올해로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국과수는 1955년 3월 국내 유일 감정기관인 국립과학수사연구소로 출범했다. 1991년 국내 최초 유전자 분석실을 설치했고, 1993년에는 모발에서 마약 성분인 메스암페타민(일명 필로폰)을 검출하는 데 처음 성공했다.
1995년 삼풍백화점 참사 때 사망자 신원확인을 위한 디엔에이(DNA) 분석기법을 적용해 주목받았다.
2001년에는 유엔마약통제본부(UNDCP)가 선정한 국제마약 실험실로 지정됐다.
'실종아동 찾기' DNA 정보 검색시스템 구축(2005년), '범죄 현장 및 구속피의자' DNA 신원확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구축(2010), 세계 최초 '프레임단위 동영상 복원 기법' 개발(2011), 검안 시 채취한 혈액에서 약독물 신속 분석법 확립(2016) 등 과학수사 역량을 끌어올리며 명실공히 최고의 과학수사 전문기관으로 자리를 잡았다.
2021년에는 신종 합성 대마류 검출 및 구조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올해도 성과가 이어져 투약해도 걸리지 않는 마약으로 통하며 강력한 환각효과를 지닌 펜시아클리딘 계열의 신종 마약류 '천사의 가루'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국과수는 범죄 해결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2019년 연쇄살인마 이춘재의 DNA를 밝혀내며 미제 살인사건 해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2023년에는 '보이스피싱 음성분석 모델'을 개발해 실제 보이스피싱 사기단을 검거하는 데 공을 세웠다.
국과수는 25일 강원 원주시 본원 법공학동에서 직원과 행안부·경찰·검찰·법원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7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70주년 역사'라는 주제 영상을 통해 국과수가 지나온 발전과정을 돌아보고, 주요 사건 감정사례와 그간 국과수 역할을 짚었다.
다양한 감정기법 개발과 대형참사 발생 시 신속한 감정 결과 도출 등으로 과학수사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들에는 표창이 수여됐다.
기념식은 작년 12월 완공된 법공학동 개청식과 연계해 개최됐다.
법공학동에는 실제 사건·사고 현장을 재현할 수 있는 모의 실험공간과 첨단 디지털 기술이 집약된 가상 실험공간 등이 들어섰다.
이봉우 국과수 원장은 "국과수는 지난 70년간 급변하는 환경에 선도적으로 대응해 최고 품질의 법과학 서비스를 제공해왔다"고 자부했다.
이어 "법공학동 개청으로 세계적 감정기관으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만큼 체계적인 감정시스템을 바탕에 둔 신속·정확한 감정 결과 도출로 감정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