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바뀌는 바람 방향에 '고전'…의성산불 장기화 국면

연합뉴스 2025-03-25 13:00:06

북동풍이 다시 남서풍, 변덕스런 변화…인력·장비배치·주민대피 모두에 영향

바람 약할때도 연기 한자리 머물러 헬기이륙 방해…산악지형도 걸림돌

주택 집어삼킨 산불

(의성=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경북 의성에서 난 산불이 안동까지 확산한 가운데 산림 당국이 변덕스런 바람과 지형적 요인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5일 산림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군 안평면·안계리에서 발생한 산불의 불씨는 24일 오후 4시께 강풍을 타고 북동쪽으로 20여㎞ 이상 떨어진 안동시 길안면까지 덮쳤다.

25일 의성 산불 현장에서는 오전에 북동풍이 불다가 남서풍이 부는 등 수시로 바람이 바뀌었다.

안동 산불 현장에서도 초속 3m의 서풍이 불고 있으나 오후에는 초속 6m의 남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바람을 타고 산불이 확산하면서 이날 오전 5시 기준 의성산불 진화율은 전날 낮 12시 기준 71%보다 떨어진 55%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바람 방향이 수시로 바뀌면서 산림 당국은 인력과 장비 배치, 주민 대피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람 속도도 진화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바람이 강하면 불길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바람이 약하면 연기가 한자리에 머무르면서 시야 확보 문제로 헬기가 뜨는 데 어려움이 있다.

25일에도 일출과 함께 헬기가 떴으나 연기가 짙어 진화에 금세 나서지 못했다.

헬기는 오전 10시께 다시 떠서 진화를 시작했다.

'불이 번지지 않도록'

여기에 더해 대부분 산지인 의성과 안동지역의 지형도 진화를 더디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다.

진화 요원들이 직접 불길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어 헬기를 이용한 공중 진화에 의존하고 있다.

현지 산은 바싹 마른 상태에서 타기 쉬운 나무와 낙엽이 가득해 화약고 역할을 하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장은 "의성 산불 현장에는 오늘 순간 최대 초속 2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명·재산 피해를 막을 수 있도록 진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ds1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