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연구팀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 연구…수십억년 전 생명체 흔적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화성 암석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가장 큰 유기 분자가 발견됐다. 탄소 10~12개가 연결된 이들 긴사슬 분자는 생명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분명치 않지만 수십억 년 전 생명체 서식 환경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프랑스 소르본 대 캐롤라인 프레이시넷 박사가 이끄는 국제 연구팀은 25일 과학 저널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Curiosity)가 채취한 암석 표본에서 탄소 10~12개가 연결된 긴사슬 화합물 데칸(C10H22)·운데칸(C11H24)·도데칸(C12H26)을 검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들 화합물이 생명활동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면서도 암석 속에 보존된 이 같은 유기 분자는 수십억년 전 화성에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생명체의 흔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화성의 기후와 지질 탐사를 주 임무로 한 화성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는 2012년 8월 게일 분화구(Gale Crater)에 착륙한 이후 현재까지 화성에 과거 생명체 서식 가능 환경이 존재했었는지 등 다양한 탐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큐리오시티에 탑재된 화성 표본 분석기(SAM)를 이용해 게일 분화구 옐로나이프 베이(Yellowknife Bay)에서 드릴로 암석에 구멍을 뚫어 채취한 컴벌랜드 이암(Cumberland mudstone) 표본을 분석했다.
SAM은 이전 연구에서 퇴적암 표본을 분석해 최대 6개의 탄소 원자가 포함된 방향족 화학 구조를 가진 유기 화합물을 확인한 바 있다.
연구팀이 먼저 샘플을 475℃로 가열해 산소 분자를 방출한 다음 850℃로 재가열해 방출되는 화학물질을 분석한 결과, 탄소가 10개 이상 연결된 긴 사슬 알칸(long-chain alkane)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알칸은 고리가 없는 사슬형 포화 탄화수소로 수소와 탄소로만 구성돼 있고, 분자 내 모든 결합은 단일 결합이며 일반식은 CnH2n+2로 표현된다.
컴벌랜드 이암에서 방출된 미량의 가스에는 탄소 10개가 연결된 데칸(C10H22)과 탄소 11개가 이어진 운데칸(C11H24), 탄소 12개가 사슬을 이루는 도데칸(C12H26)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검출된 유기 분자는 원래 이암 안에 긴사슬 카르복실산(carboxylic acids)으로 보존돼 있다가 샘플을 가열하는 과정에서 알칸으로 전환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어 카르복실산은 지구의 살아있는 세포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지만 비생물학적 과정에서도 만들어진다며 이 연구 결과는 화성 암석 속 수십억년 동안 보존돼 있던 생명체의 흔적이 검출된 것을 보여주는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또 큐리오시티가 유기 화합물 보존 가능성이 큰 영역을 찾는 가운데 탄소가 10개 이상 연결된 긴사슬 알칸 화합물들을 발견한 것은 화성의 생명체 서식 가능 환경 연구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 출처 : PNAS, Caroline Freissinet et al., ' Long-chain alkanes preserved in a Martian mudstone', https://www.pnas.org/cgi/doi/10.1073/pnas.242058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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