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를 압도하거나 약팀을 도약시키거나…장수 감독의 조건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안홍석 기자 = 신영철(61) 감독이 OK저축은행 사령탑으로 코트에 돌아오면서 프로배구 V리그에도 '300승 감독'이 곧 탄생할 전망이다.
2024-2025 V리그 남자부 최하위에 그친 OK저축은행은 24일 "신영철 감독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우리카드와 작별한 지 1년 만에 신 감독은 다시 프로배구 사령탑에 올랐다.
신 감독은 사령탑으로 정규리그 523경기에서 296승 227패를 거뒀다. 역대 프로배구 감독 최다 경기 출장, 최다승, 최다패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4승을 추가하면 V리그 감독 최초로 300승을 채운다.
신영철 감독은 2023년 10월에 신치용 전 삼성화재 감독을 넘어 '최다승 사령탑'이 됐다.
신치용 전 감독은 정규리그 350경기를 지휘해 276승(74패)을 거뒀다.
둘은 '장수 사령탑'이 되는 두 가지 방법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1강'을 오래 유지하면 한 팀에서 오래 선수단을 지휘할 수 있다.
하위권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경험이 쌓이면, 많은 구단이 팀 재건이 필요할 때 해당 지도자를 찾는다.
신치용 전 감독은 1995년 실업팀 삼성화재의 초대 감독에 올랐고, 2015년 5월 단장으로 선임되면서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신치용 전 감독은 재임 기간 V리그 7연패(2007-2008시즌∼2013-2014시즌)를 달성했다.
반면 신영철 감독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대한항공, 한국전력, 우리카드 4개 팀을 지휘하면서 모든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 진기록을 작성했다.
약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으며 '봄배구 전도사'란 별명을 얻은 신영철 감독은 '5번째 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프로야구 최다승 1, 2위 사령탑의 장수 비결도 비슷하다.
KBO리그 최다승 사령탑인 김응용 전 감독은 2천910경기에 출전해 1천554승(1천288패 68무)을 거뒀다.
김응용 전 감독은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며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구더니 '우승 청부사'로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하고 1번 더 정상에 올라 '우승 반지 10개'를 채웠다.
KBO리그 감독 다승 2위는 김성근 전 감독이다.
김성근 전 감독은 2천651경기에서 1천388승(1천203패 60무)을 챙겼다.
1984년부터 프로 감독 생활을 한 김성근 전 감독은 SK 와이번스를 지휘한 2007년에야 처음 우승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OB 베어스, 삼성, 태평양 돌핀스, 쌍방울 레이더스, LG 트윈스, SK 와이번스 6개 팀에서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특히 약체로 분류된 태평양, 쌍방울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놨고, SK에는 창단 첫 우승 트로피를 선물했다.
이런 이력이 김성근 전 감독을 '장수 사령탑'으로 만들었다.
프로축구 K리그의 최다승 1, 2위는 최강희 현 중국 산둥 타이산 감독과 김정남 전 울산 현대 감독이다.
최강희 감독은 과거 정규리그와 비슷한 비중을 뒀던 리그컵대회를 포함해 한국프로축구에서 223승을 거뒀다.
김정남 전 감독도 같은 기준으로 206승을 챙겼다.
최강희 감독은 전북 현대에서만 223승을 거뒀고, 김정남 전 감독은 유공과 울산 현대에서 206승을 쌓았다.
남자 프로농구의 대표적인 장수 감독은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과 전창진 부산 KCC 감독이다.
유재학 본부장은 1천257경기에서 724승(533패)을 올렸고, 전창진 KCC 감독은 1천38경기에서 577승(461패)을 거뒀다. 전 감독은 승수를 추가하고 있다.
1998-1999시즌 인천 대우 지휘봉을 잡고 감독 생활을 시작한 유재학 본부장은 모기업이 바뀌는 동안에도 팀을 지켰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팀을 자주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유재학 본부장은 2004-2005시즌 울산 현대모비스를 지휘하며 '만수'의 능력을 뽐냈다.
유재학 본부장은 2021-2022시즌까지 6번의 우승을 차지했고, 농구 최다승 감독의 영예도 누렸다.
전창진 감독은 1천38경기에서 577승(461패)을 올려 감독 다승 2위를 달린다.
꾸준히 성적을 낸 전창진 감독은 원주 삼보 8시즌(감독대행 포함), 부산 kt 6시즌, KCC 6시즌(올 시즌 포함) 등 사령탑에 오를 때마다 장기 집권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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