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초중고 159개 도서관, 5·18 왜곡 도서 386권 소장"

연합뉴스 2025-03-25 00:00:18

학벌없는시민모임 조사 결과…"시도교육청이 철저히 조사해 폐기해야"

전두환 회고록

(광주=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 5·18 민주화운동 왜곡·폄훼 도서들을 전국 초중고교의 일부 학교도서관들이 여전히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에 따르면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운영 중인 디지털 기반 독서교육 플랫폼인 '독서로'(read365.edunet.net)를 분석한 결과 5·18 왜곡·폄훼 도서 386권이 전국 초중고 159개교 학교 도서관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5·18 왜곡 도서는 5·18기념재단 자료를 근거로 해 전두환 회고록·옥중다큐소설 전두환 등 모두 12종이다.

5·18 왜곡 도서 소장 학교 지역별 분포는 서울 21개교, 부산 10개교, 대구 7개교, 인천 11개교, 광주 11개교, 대전 5개교, 울산 2개교, 세종 2개교, 경기 39개교, 강원 2개교, 충북 6개교, 충남 5개교, 전북 10개교, 전남 1개교, 경북 12개교, 경남 11개교, 제주 4개교이다.

특히 5·18 당시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로 묘사해 법원으로부터 판매·배포 금지 판결을 받은 '전두환 회고록'을 보관 중인 학교도 8곳이나 됐고 대부분 대출이 가능한 상태였다.

또 5·18 민주화운동 참가 시민을 '북한 특수군'으로, 천주교 광주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를 '공산주의자'로 지칭하는 등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받은 지만원씨의 왜곡 도서 7종 163권도 학교 도서관에 있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 김일성 주석을 찬양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했던 김대령 씨가 지은 책 2종 213권도 여러 학교가 여전히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주의 경우에도 11개교 학교 도서관이 전두환 회고록과 지만원·김대령씨의 왜곡 도서 26권을 소장하고 있었다.

학교 도서관은 도서관 운영위원회를 통해 도서 구입·소장 자료 폐기 여부를 결정하는데, 5·18 역사 왜곡 도서들의 경우 위원회에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지 않은 채 형식적으로 심의했거나 기증을 통해 반입되면서 심의를 누락한 것으로 시민모임은 추정했다.

시민모임 박고형준 상임활동가는 "학생들에게 잘못된 역사의식을 심어줄 우려가 매우 크다"며 "전국 시·도교육청이 철저한 지도·감독에 나서 조속히 폐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