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硏 "필터 없이 90% 이상 제거…교체비 '0원'"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정부출연 연구기관이 개발한 정전기를 이용한 초미세먼지 저감 장치가 대전지역 지하철 터널에 설치됐다.
한국기계연구원은 24일 대전 서대전네거리역 지하철 터널에서 초미세먼지 저감기술 연구개발 성과물 시연회를 열었다.
지하철 터널 구간에서 발생하는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전국 지하철에 저감장치가 설치돼 있지만, 전력 소비가 크고 정기적인 물 청소를 필요로 하는 등 유지보수가 쉽지 않아 실제 보급률은 높지 않다.
대전교통공사는 비용이 적게 들면서도 환경친화적인 방식으로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는 연구를 기계연에 요청했다.
이에 기계연 김학준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2023년 필터 없이도 정전기력을 활용해 초미세먼지를 모은 뒤 바람으로 집진부를 씻을 수 있는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했다.
극세사 방전극을 이용한 전기 집진 방식으로 저전력에도 작동 가능하며, 초미세먼지를 90% 이상 제거할 수 있다.
기존 정전기 집진 방식을 이용한 공기청정기는 이온을 만드는 과정에서 오존이 발생하고, 먼지가 모이는 집진부를 물로 씻어야 해 2차 오염 우려가 있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은 오존 발생 농도가 일반 대기의 10분의 1도 안되는 5ppb(ppb는 10억분의 1) 이하에 불과해 실내에도 적용 가능하다.
특히 필터 방식 공기청정기와 달리 필터 교체비가 '0원'으로 유지비 절감 효과가 크며, 필터 막힘으로 인한 공기 흐름 방해가 없어 대형 공간에서도 효율적인 공기 정화가 가능하다.
2년 간의 실증을 거쳐 서대전네거리역과 오룡역, 중구청역 터널 구간에서 효과를 검증했으며, 학교용으로 개발한 무필터 공기청정기도 부산지역 초등학교에 설치할 계획이다.
경기도의 한 백화점 공조기에서도 실증 시험을 완료해 공공시설에서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확인했다.
김학준 책임연구원은 "초기 도입 후 3년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수 있는 경제성까지 갖춘 기술"이라며 "지난달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됐으며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jyoung@yna.co.kr